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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희망퇴직 ‘초강수’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5-14 22:41 최종수정 : 2014-05-14 23:08

효율성 강화에서 인원감축에 따른 인건비 축소 초점
증권업 구조적 불황 영향, 성장없는 구조조정 우려

증권사의 인적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몇몇 중소형사들을 제외하곤 지점 통폐합, 직무 재배치 등으로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희망퇴직 같은 인적구조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이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의 현안인 인적구조조정에 총대를 메며 그 바람이 증권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 삼성證 고강도 구조조정 신호탄, 하나대투證 등 업계로 확산

업황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증권사들이 ‘인적구조조정’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불과 1년전 만해도 몇몇 중소형사들을 제외하고 지점 통폐합, 전환배치 등으로 고용안정에 최대한 힘쓴 것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특히 업계를 리드하는 대형증권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인적구조조정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전격적으로 2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직무를 재배치하는 전환배치 방식으로 인원조정에 나섰던 1차 때보다 구조조정 강도가 훨씬 세다. 주요 내용을 보면 인력 효율화, 점포체계 개편, 비용절감 추진 등 크게 3가지다. 특히 인력 효율화의 경우 경영진의 솔선수범 차원에서 임원을 30명에서 24명으로 6명 줄였다. 축소대상에 2명의 부사장이 모두 포함됐다. 반면 대상은 근속 3년차 이상으로 그 범위를 넓혔으며 희망퇴직 접수결과 전체 직원(2736명) 가운데 약 10%인 27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도 사업부문별 각자 대표이사에서 단독 대표이사로 전환하며 맨 먼저 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지난 2008년 하나증권과 대투증권 합병 이후 6년 만이다. 부부장 이상 3년 이상 근속자와 차장 이하 7년 이상 근속자로, 신청결과 부부장, 부장급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8%가량인 145명이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도 인력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우리투자증권은 경영진이 고통분담차원에서 대부분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는 배수의 진을 쳤다. 지난 11일 비상경영전략회의에서 집행임원 27명 가운데 사장과 감사를 제외한 25명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이보다 이틀 앞서 노사가 20년 이상 근무한 부장급에게 2억4300만원, 차장급 이상은 2억2600만원을 지급한다는 조건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NH농협증권도 오늘부터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직급, 근무연차에 따라 약 14~26개월치 월급을 지급하며, 전체 직원(870여 명)의 약 13%인 110명 안팎이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조조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CEO가 앞장서 인적쇄신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증권업 ‘저성장, 저마진’시대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회사존립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때문에 여론의 눈치를 보며 구조조정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CEO가 직접 관련 내용을 설명하며 임직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등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석 사장은 지난달 11일 사내방송을 통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적자를 넘어 회사자체의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회사의 미래와 비전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서, 특단의 경영효율화 조치를 단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나대투증권 장승철 사장도 최근 이메일을 통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돼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저수익, 저효율의 증권산업에서 불가피한 경영효율화 조치”라고 임직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 CEO 앞장서 구조조정 주도, 우리투자證 뼈를 깎는 고통분담 등으로 쇄신

우리투자증권 김원규 사장은 이보다 의지가 더 강하다. 김 사장은 지난 14일 희망퇴직실시와 발맞춰 CEO담화문을 통해 ‘인적쇄신’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증권업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더이상 현실을 외면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갈 수 없으며, 뼈를 깎는 고통 분담과 책임 있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라며 “그동안의 실수에 대한 철저한 반성으로 현재 임원들은 모두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를 위한 업무에만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이 인센티브를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최후통첩도 했다. 그는 “회사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이번 희망퇴직에 한해 퇴직을 희망한 직원에게 높은 수준의 보상과 대우를 보장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앞으로 진행될 경영여건상 이번과 같은 보상과 대우로는 희망퇴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퇴직 종료 후 고강도 효율성 강화 조치도 단행할 것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점포 효율화 작업과 본사조직 슬림화도 진행할 것이며 이는 지점의 대형화 및 거점화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하고 본사 영업조직의 생산성을 더욱 높이며, 지원부서가 영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차원”이라며 “직원들의 성과제고와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별도 ODS(방문판매) 전문조직을 신설하고 강력한 인사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희망퇴직 이후 남은 직원들에게 뼈를 깍는 고통분담이 뒤따를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순익이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이번 희망퇴직은 높은 수준의 보상책을 마련했다”라며 “하지만 다음에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어려운 시장여건을 그대로 반영해 보상하겠다는 원칙을 대외적으로 명확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형증권사치고는 전체 인원 중에 2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많은 편”이라며 “예전에 합병경험이 있다 보니 희망퇴직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내부동요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증권업계가 어려워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는 단기적으로 퇴직금 등 1회성 비용이 증가되나 장기적으론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우수한 인력이 핵심재산인 증권업의 특성상 인재양성이 뒤따르지 않는 인건비 축소에 초점을 맞춘 구조조정만으로 성장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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