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타이삼성의 지분을 현재 66.4%에서 6월 이전까지 73.5%로 늘리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총 223억원을 들여 타이삼성에 126억원, 페이퍼컴퍼니에는 97억원을 투입한다. 참고로 타이삼성은 2013년 1월 사명이 변경된 옛 시암삼성이다.
이번 지분매입은 특이하게 태국 현지에 설립한 2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이뤄진다. 태국의 지분규제로 인해 삼성생명이 직접 나서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변경된 태국 보험업법은 외국자본 지분율을 49%로 제한하고 있다. 타이삼성은 설립 때부터 외자계 지분율이 이를 초과하다보니 유상증자나 지분 확대시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351억원을 들여 SSI(자본금 119억원)와 PCH(Park Capital Holding 자본금 232억원)를 설립했다. 이들을 통해 2분기 안으로 타이삼성 지분을 각각 12.75%, 24.99%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 35.77%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통제하는 지분은 총 73.51%에 이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분확대는 지배력 강화의 일환으로 좀 더 독자적인 경영능력을 다지기 위한 방안”이라며 “사명을 시암에서 타이로 변경한 것도 진출국가의 대표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타이삼성의 지분을 확대하게 된 배경을 두고 삼성생명 내·외부에서는 해외사업 방향이 신규 시장진출보다 기존 진출시장 안정화로 터닝했다는 해석이 많다. 인도, 베트남 등을 새로 개척하기보다는 기존에 법인형태로 진출한 중국과 태국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는 것. 지속적으로 손실이 나고 있는 중국과 태국시장부터 제대로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타이삼성은 지난 회계연도(2013년 4~12월)에만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누적된 적자는 자본을 잠식해 자기자본도 73억원으로 줄었다. 증자가 필요하고 영업망 확보와 인지도 제고를 위한 투자도 계속 해야 하니 ‘마른수건 짜기’ 경영을 하고 있는 삼성생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태국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진데다 타이삼성의 주력상품도 양로보험 등 저축성보험이라 수익내기가 여의치 않다”며 “자기자본이 그 정도로 소진되면 지급여력비율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