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리가 지난 FY2013(2013년 4~12월)에 2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리는 삼성화재가 싱가폴에 세운 재보험 자회사로 2012년 1월 설립이후 2년 만에 흑자를 실현했다. 그 이전에는 총 52억원의 순손실을 냈었다.
그러나 흑자전환은 성공하긴 했어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삼성리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530억원으로 설립당시 납입한 자본금(6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자본잠식률은 11.6%, 전년(9.1%)보다 더 심해졌다.
삼성화재가 삼성리를 설립한 이유는 싱가폴 선진시장의 재보험 네트워크 및 노하우 습득과 삼성계열사 해외 재보험물량을 받기 위한 전속보험사의 성격이 강했다. 싱가폴은 재보험료 규모가 4~5조원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의 재보험 시장이다.
삼성리가 탄생할 때는 코리안리의 대항마로 치켜세워지기도 했지만 아직 자본력이나 국내 영업을 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재보험업계에선 계열사 물량이 흑자실현에 주효했다고 보는데 이는 제2 재보험사에도 주는 시사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삼성계열사가 밀어주는 물량이 흑자실현에 보탬이 됐을 것”이라며 “설립 후 2~3년 간은 계열사 물건으로 기반을 구축한 뒤에야 자생적인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는 출범 후 3~4년 간 안정화 기간을 거치면서 정상궤도에 오른다”며 “삼성리는 계열사 물량에 의존해 흑자전환 속도 빠른 것 같은데 제2 재보험사의 경우, 계열사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정상화가 더뎌져 경쟁에서 더 불리해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