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정책당국과 감독원이 경쟁하는 양상을 띠는 데 더해서 금융위 실무팀들은 M&A제도개선 확인 요청에 다른 팀 소관이라며 떠넘기는 촌극을 펼쳤다. 여기다 금감원은 올해 세 번째 마련하는 감독자 협의체(Supervisory College) 대상으로 신한은행을 다시 선정하는 뜻밖의 결정을 내려 주목된다. 아울러 이들 프로그램과 별개로 추진해야 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은 이렇다 할 게 없어 난국에 빠진 셈이다.
◇ 오는 11월 신한은행 감독자협의체 신한은행 또 등장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1월 중 신한은행을 대상으로 해외 현지감독당국자를 초청해 신한은행 감독자협의체를 개최할 예정이다. 감독자협의체는 지난 2011년에 국제 은행그룹에 대한 효율적인 통합감독을 지원하기 위해 감독당국간 정보교환 및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신뢰와 유대관계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자리에서는 감독자협의체에 참가한 각국 감독자들이 현지 제도나 은행 관련 문제점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즉,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원활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힘이 되는 해외진출지원 프로그램이라고 할 만하다. 때문에 국내 은행 대상 폭을 확대하면서 국내 은행권 글로벌화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2011년 국내은행 처음으로 수혜를 입었던 신한은행이 2년 만에 그 영광을 다시 안게 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 수혜 대상 은행 고사로 반복 수혜 논란
이에 따라 타 경쟁은행들은 진출한 나라 각국의 감독당국 관계자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이 금융감독당국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지만 신한은행이 올해 대상 은행으로 선정되는 데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을 돌아가면서 감독자협의체를 개최하는데 올해 그 대상은행이 신한은행일 뿐”이라며 “한번 개최했다고 해서 다음해 대상은행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원래 다른 은행이 올해 감독자협의체 대상은행이었는데 이 은행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번 감독자협의체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자 협의를 거친 후 신한은행이 참여하기로했다"며 "해외 감독당국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에서는 2013년 업무보고 내용에 포함됐던 소규모 해외현지법인 승인절차완화와 관련한 본지 문의에 서로 담당 업무 부서를 떠넘기는 상황을 연출했다.
◇ 금융위 해외진출 지원 관련 담당부서 서로 떠넘겨
지난 4월 금융위는 업무보고를 통해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은행의 소규모 해외현지법인 인수절차를 사전승인에서 사후보고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벌써 다섯달 가까이 실무 담당조차 불분명한 채 지원책 마련이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금융위 A관계자는 “소규모 해외현지법인 승인절차는 우리 쪽 부서 소관이 아니”라며 담당 부서를 안내해줬다. 그러고 안내 받은 담당부서에 연락을 취한 결과 “그런 내용도 있었냐며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이 부문은 우리 담당 부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