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3’형식, 오는 10월 21일 예비입찰마감
하반기 M&A시장의 최대어인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우리금융지주가 전격적으로 입찰공고를 발표하며 첫스타트를 끊었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16일 우리투자증권 중심으로 3개의 계열사를 묶은 일괄매각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방식은 ‘1+3’형식의 패키지매각이다. 매각대상은 우리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한묶음으로 파는 패키지대상지분은 우리투자증권 37.85%, 우리아비바생명 98.89%(2대주주 지분 47.31%포함), 우리자산운용 100%, 우리금융저축은행 100%다. 우리F&I(지분 100%)와 우리파이낸셜지분(52.02%)은 개별 입찰 대상으로 정했다.
매각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으로 예비입찰제안서는 이 회사의 IB사업부에 제출하면 된다. 예비입찰마감은 오는 10월 21일 오후 5시. 예비입찰제안서를 검토한 뒤 인수후보자를 추린 뒤 이들을 대상으로 본입찰을 실시, 최종입찰대상자를 선정하고, 매각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조만간 유력인수후보에게 비밀유지확약(confi dentiality letter of commitment)을 맺고 매각대상에 대해 더 심층적 정보를 제공하는 투자설명서(IM; Information Memorandum)를 제공할 예정이다.
◇ 인수시 단숨에 Top3진입, 매각속도 드라이브
우리투자증권에 눈독을 들이는 건 인수효과측면에서 여러모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총자산은 24.2조원으로 국내 1위다. 자기자본은 약 3.5조원으로 KDB대우증권(4조원) 다음으로 많다. 인수주체가 산업계, 은행지주계, 사모펀드에 관계없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곧바로 증권업계의 Top3에 진입하게 된다.
수익성도 나쁘지않다. 최근 거래대금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증권업침체에다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지난 1분기 순익이 79억원으로 추락했으나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영업이익 1000~2000억원을 꾸준히 내온 우량한 회사다. 매각가격은 PBR(주당순자산가치) 0.8~0.9배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 주당예상가치는 1만4500~1만6000원이며 우리금융지주의 지분(37.9%) 가치는 1.1~1.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주가가 1만1000원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대비 프리미엄은 20~35% 수준이다.
하지만 인수과정에서 의외의 복병이 있을 수도 있다. 바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실자산 충당금 적립이다. 지난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로 주식담보대출 300억원, 기업어음(CP) 165억원 등 총 465억원의 여신을 보유한 우리투자증권은 당시 약 17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한 타법인에 출자한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등도 경기둔화에 따른 재무적 불안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가 우리금융지주이고 지분을 가진 정부정책의 영향을 받다보니 타증권사 대비 대출익스포져가 높은 편”이라며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M&A시장에 정식으로 매물이 나온 만큼 매각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수의 키를 쥐고 있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측은 연내 최종인수자 결정을 목표로 매각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입장이다. 공자위 관계자는 “우투패키지매각은 공적관련 법령이 적용되지 않아 예보 등 정부보유지분매각시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공자위 회의가 생략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없다”며 “현재 매각스케줄대로라면 연내 최종인수자 선정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종인수자 선정과정에서 매각가격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직접 판다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민간 M&A는 그런 측면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며 “지주가 직접 나서 매각하는 만큼 비가격요소보다 높은 가격이 더 중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독매각이 아니라 패키지매각인 만큼 금융지주사들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책임연구원은 “ 생명보험사와 저축은행, 자산운용사까지 포함된 패키지 방식으로 우리투자증권의 매각계획이 확정되면서 전방위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금융지주사로 인수 주체가 제한되는 분위기”라며 “증권사 인수에만 관심이 있는 산업계 및 독립계 증권사의 경우 패키지 인수시 활용도가 낮아지고 인수 가격에 부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