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기획부서에서는 물론 특화점포가 외국인이면 외국인, 직장인이면 직장인 등 특정 고객들의 눈높이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점포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특화점포 개점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 요구에는 영업 기밀을 앞세우며 내세울 자료가 마땅치 않다고 밝혀 의구심이 싹튼다.
반면에 일선 영업점에서는 은행들이 잘하고 있는 부문이 있으면 자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려고 노력 하는 데 현재까지 특화점포 개설에 따른 효과나 성과와 관련해서는 조용하다며 이는 특화점포 개점에 따른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등 전혀 다른 양상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외국인, 직장인, 대학생 등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해 우량 고객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크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 은행권, 국민은행 필두 특화점포 개점 열올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가장 특화점포 개점에 적극적인 은행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대학생을 비롯해 30~4대 직장인, 외국인,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을 타깃으로 한 락스타 존은 현재 서울 11개점, 수도권 6개점, 충청권 9개점, 영남권 10개점, 호남권 5개점 등 총 41개점이 영업 중이며, 경기 안산시 원곡동, 서울 구로동 등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된 지역에는 휴일을 포함해 365일 영업하는 외환송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시니어들이 많이 거주하는 용인시 수지에 골드시니어PB센터를 개설한데 이어 9월엔 직장인들이 밀집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30~40대 직장인 중심의 특화점포 1호점을 개점했다. 내친걸음에 지난해 11월에는 가산동에 직장인 중심 특화점포 2호점을 내고 올해 5월에는 강남역지점을 이전하면서 저녁 7시까지 영업하는 3호점을 낸데 이어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밤 9시까지 영업하는 맞벌이 부부 특화 점포까지 냈다.
이 밖에 지난해 6월에는 경기 남양주 별내 신도시에 온라인창구, 상담창구, 자동화 코너, 고객 대기실 등을 갖추고 7~8명의 직원이 몇 달간 한시적으로 근무하는 신개념 소형점포인 팝업브랜치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나무를 키우는 은행’이라는 컨셉 아래 금융과 환경, 사회공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인 브랜드 플래그쉽 스토어를 명동지점에 오픈했다. 또 구로동, 안산, 신길동, 대림동 등 중국인 밀집 주거지역에 위치한 점포 내에 중국인 전용 창구를 설치해 환전 ,송금 등 중국동포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특화된 전용 영업점을 운영중이다. 이 외에 우리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도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각종 특화점포를 선보이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예대마진과 순이자마진이 하락세를 보이자 은행 수익여건 악화에 대한 해법으로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특화점포 등을 통해 수익원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 일각선 “적자 속에 성과 공개 꺼려” 지적
그러나 특화점포 개점에 따른 효과를 은행들이 공개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한 의구심이 싹트는 실정이다. 대다수 은행권 관계자들은 특화점포 개점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 근거제시 요구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A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서는 영업점 성과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실적을 집계하지만 외부로는 공개를 하지 않는다”며 “만약 특화점포의 실적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타 경쟁은행에서 주위에 비슷한 점포를 개점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B대형은행 한 관계자 역시 “영업점별로 계좌 수 추이, 외국인 환전 실적, 대출, 신용카드 가입 등의 실적을 따로 집 계하지 않는다”며 “집계하더라도 영업마케팅이다보니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런 와중에 C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 특화점포 대부분이 적자를 내고 있는 걸로 안다”며 “잘되거나 잘하고 있는 것이 있으면 이를 부각시켜 외부에 알리기 마련인데 적자를 내다보니 영업 기밀 등의 이유로 자료를 내 놓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주요 은행 특화점포 현황 〉
* 각사, 한국금융신문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