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부분 증권사 실적찬바람, 동부증권 한국투자증권 일회성 평가이익 기대
“실적악화의 시작일까?” , “더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바닥일까?” 증권사의 FY2012년 실적발표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의 경우 사업연도경과 뒤 90일 이내에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주부터 공시를 통해 잠정실적 발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몇몇 증권사를 빼고는 FY2012년 실적이 대부분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정보제공업체 와이즈Fn에 따르면 2012년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증권사의 순익은 지난해 대비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순익을 보면 삼성증권 1694억원, KDB대우증권 1273억원으로 1년 사이에 각각 -12.0%, -23.7%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878억원으로 거의 반토막났으며 현대증권은 -391억원 적자가 불가피하다. 반면 이같은 어닝쇼크가 대세인 분위기에도 깜짝실적을 발표한 곳도 있다. 동부증권은 21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해 회계연도(3월 결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46% 급증한 9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부생명보험 등 매도가능증권처분이 이익이 약 603억원이 발생하며 당기순이익은 866% 늘어난 65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금융지주도 이 같은 대열의 합류가 유력하다. 실제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해초 소송에서 리먼브라더스파산으로 인해 날린 피해금 1670억원 가운데 약 900억원을 돌려받으며 숨통이 튀었다. 지점통폐합을 통해 선제적으로 효율성강화작업에 나섰던 미래에셋증권도 순익이 약 1220억원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닝쇼크 수준이지만 새로운 회계년도가 시작되는 FY2013년에 바닥탈출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거래대금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거래대금회복 조짐, 효율성강화효과로 시너지기대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가 1900p선으로 밀리며 시가총액은 감소했으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6.9조원으로 되레 늘었다. 눈에 띄는 현상은 개인투자자가 증시로 컴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개인투자자의 자금동향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신용융자잔고는 약 4.44조원으로 12월말 3.88조원 대비 1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코스닥의 경우 신용잔고가 2조원을 웃돌며 지난 2007년 6월 역사적 최고치인 2.18조원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체력다지기의 효과가 FY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 증권업 암흑기 속에서도 단행했던 지점통폐합중심의 리테일혁신에 따른 비용절감, 자산관리확대효과가 FY2013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수익성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연구위원은 “매매회전율이 약 145.4%로 급증하며 거래대금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며 “브로커리지가 회복되는 가운데 지난해 단행했던 효율성강화효과가 시너지를 내며 FY2013년 실적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FY2012년 실적바닥론에 대해 이견은 없으나 대폭적인 실적턴어라운드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이다. 우리투자증권 우다희 연구원은 “거래대금침체의 문제로 업계의 전반적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이는 이미 시장에 노출된 악재”라며 “증시주변으로 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여건은 나쁘지않으나 증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대기자금이 유입되어야 턴어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