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망을 느낀 사람이 있었던 반면 이 만하면 이전보다 낫다고 여기는 사람이 공존한 가운데 개중엔 ‘가슴 한 켠 뜨끔거림’을 느꼈다는 사람이 더러 있어 놀라웠다. 곧장 국정과제를 훑어 보니 아, 이거 보통 상황이 아니겠구나 싶었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 기반구축 등 5대 국정목표별 곳곳의 과제들이 한국 금융계에 직결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정추진기반으로 설정한 ‘신뢰받는 정부’ 구현을 위한 과제 가운데 금융연관성이 큰 것들이 있을 정도다.
비단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돕겠다는 과제들, 금융서비스 공정경쟁기반 구축, 금융시장 불안 선제적 대응, 서민금융부담 완화 등 직접 관련성을 띤 과제들에만 주목할 계제가 아니다. 일자리 창출 성장동력 강화 전략에 묶어 놓은 농림축산업의 신성장 동력화, 수산의 미래 산업화, 농축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은 농협금융그룹이나 수협은행이 스스로의 강점을 잘 살려서 함께 할 과제다.
당장 창조경제 목표로 세운 일자리 창출 성장동력 전략에서 과제로 삼은 고령친화산업 육성, 물류·해양·교통 선진화, 해외건설·플랜트 및 원전산업 진출지원 등에 금융공기업들과 민간 금융회사들이 더욱 큰 몫을 거머져야 할 일이다.
삶의질과 사회통합 분야 과제 중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및 산업육성, 서민생활 안정 전략에 속한 주거안정 강화, 성장 뒷받침 경제운영 전략 수행 과제로 꼽힌 부동산시장 안정화, 물가 구조적 안정화 등에 연동된 역할 또한 확장 심화 시킬 것과 더불어 새로 발굴할 것들이 여럿 될 것이다. 통일·안보·국제협력 분야에서도 신흥시장 진출확대를 위한 산업자원 협력강화, FTA 네트워크 등 경제협력 역량 강화, ODA 지속확대 및 통합적 개발협력 추진 등의 과제 또한 마찬가지.
그렇다고 금융권이 할 일을 늘려 주는 쪽으로만 작동할 것도 아니다.
대외 위험요인에 대해 경제의 안전판을 강화하겠다는 과제의 경우 대외부문 충격에 강한 창조경제 기반 구축을 위해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고 외채 만기와 총량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면서 외화유동성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데 힘쓰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특히 ‘국내-동아시아(Regional)-글로벌’에 걸친 3단계 금융안정망 강화 구상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지역균형발전을 겨냥한 과제와 지역경제 및 산업의 활력 제고 등은 지방은행 신설을 포함해 크게 육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담론과 맞물려 귀추가 주목되기도 한다.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 강화, 전문대학을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육성하는 것은 금융권 인력 수급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자가 만난 전직 국책은행 임원 출신 한 인사는 “금융 정책이 잘 안 보인다고 걱정했었지만 지금은 도리어 금융계가 능동적으로 혁신하고 실천해서 해결해야 할 일들도 많다는 사실을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 차원에서 확정한 과제에 더해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인선 등 리더들의 진용이 갖춰지고 나면 속속 뜻 깊은 진전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고졸채용에 나서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앞장서면서 정년연장 논의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 은행권의 앞선 행보가 2금융권 등으로도 확산시켜야 한다면 그 또한 금융계 스스로의 책무다. 전문가는 물론 보통 국민들로부터도 한국 금융산업은 낙후돼 있다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누구를 탓할 처지가 아니다.
일찌기 율곡 선생이 말씀하셨다. 뜻을 굳건하게 세우고 아는 것을 밝히길 게을리 말며 세운 뜻에 따라, 깨우친 것을 능히 활용해 실천을 함에 돈독히 하라(志之立 知之明 行之篤)고. 때 지난 패러다임을 생동하는 현실에 발 맞춰 진화시키고 낡은 비전 대신 현실 정합적인 비전을 세우며 스스로 강해지려는 노력에 결코 쉼이 없게(自强不息) 하기 위해 뜻과 행동을 합하면 우리나라 금융인들 또한 존경받는 직업인들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 모두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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