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상승의 배경은 매크로변수의 영향이 컸다. 먼저 일본발 엔화약세가 최대변수다. 통화정책을 결정짓는 일본은행은 지난 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물가안정 목표제도입, 개방형 자산매입으로 일본정부가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엔화약세에 힘을 실은 것이다. 엔화약세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그 후폭풍으로 국내기업들의 수출경쟁력약화가 우려되면서 국내상장기업의 주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계 자금의 이탈도 변수다. 최근 유럽 은행들의 LTRO(장기대출프로그램)대출금 조기상환 예상규모가 8%에서 13%로 대폭 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회수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또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달러강세 환경이 조성된 것도 환율급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환율급등이 일시적 현상으로 강세기조의 전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동부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누적됐던 환율강세압력이 수급적으로 일시에 반영된 결과”라며 “경상수지, 경기선행지수, 실질실효환율을 감안할 때 펀더멘털 지표 상으로 원화가 추세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급등으로 환차익메리트가 발생한 만큼 외국인 매도공세는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메리츠종금증권 박형중 매크로전략팀장은 “원/달러 환율 급등은 오버슈팅(Overshooting)된 측면이 강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도 약화되고 있는 만큼 원화는 다시 점진적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외국인 자금의 매도세가 진정되더라도 지난번처럼 매수세가 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오세연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둔화되고 환율의 하향안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투자주체들의 관심이 점차 환율에서 펀더멘털로 옮겨감에 따라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