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현재 운영 중인 책임준비금 평가시스템에 국제회계기준(IFRS) 시행에 따른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제도(LAT)를 반영하고, 검사지원기능을 추가하는 등 이미 개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작업은 이달부터 총 5개월간 진행되며, 개선된 시스템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결산준비금에 대한 검사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책임준비금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장래 지급해야할 보험금, 환급금 및 계약자배당금 등을 포함하는 부채로, 책임준비금 평가시스템은 이러한 책임준비금이 감독법규 등에 따라 적정하게 산출되었는지 여부를 상시 점검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이다. 과거 일부 보험사들이 책임준비금 금액을 자의적으로 산출해 당기손익을 조작하는 등의 분식회계 도구로 사용한 전례가 있어, 금감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분기 보험사로부터 통계자료를 제출받아 검사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금감원 보험계리실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IFRS) 1단계 시행에 따라 보험계약에 대한 미래현금흐름을 예측해 재무제표상 책임준비금의 과부족 여부를 평가(LAT)하도록 하는 등의 새로운 제도가 신설됐다”며, “때문에 기존의 전산 평가시스템을 보다 정교히 보완하고 추가할 필요성이 제기돼 개선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평가시스템은 기존에 6개로 나눴던 보험상품군을 2배로 늘려 12개군으로 확대하고 보험상품별 세부 분석기능과 함께 보험계약 건별 검증을 추가 개발해 검증기법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자료의 검증방법도 자체검증에서 업무보고서와의 상호검증 체계로 바꿀 방침이다.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검증기능도 추가 된다.
LAT 평가시 미래 현금흐름의 추정을 위해 미래 운용자산 이익률이나 손해율 등 가정으로 반영한 각종 수치들을 회사별로 비교하고, 결과물과 민감도 분석을 통해 적정 적립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자동차보험 지급준비금 검증대상도 확대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개선을 통해 보험회사의 책임준비금 적정성 여부를 상시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고령인구가 증가하는 하는 등 보험사들이 연금이나 저축성보험 등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대내외적인 금융여건의 악화로 자산운용 수익률을 올릴만한 곳이 줄어드는 등 위험성이 커지고 있어, 당국에서도 이러한 우려에 따라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평가 기준이 늘어나고 세부 검증기능이 강화돼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책임준비금이 늘어날 경우 결국 부채로 잡히는 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손익계산 시 마이너스되는 금액이 늘어 결국 흑자폭이 줄어들게 돼 회사가치평가면에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부 중소사들의 경우 연이은 건전성강화 방안으로 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 고육지책에도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