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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헤지펀드 평가 극과 극

최성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2-09 22:14

출시 1주년 설정액 1조원으로 약 7배 증가
롱숏쏠림, 가입금액 규제 등으로 고성장 한계

한국형 헤지펀드 평가 극과 극
야심차게 출발했던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시 1년을 맞았다. 설립초기에 비해 덩치는 커졌으나 규제에 막혀 질적발전은 따라가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가 대폭 완화되지 않는 한 한국형 헤지펀드가 펀드, 랩을 잇는 대중화된 투자수단으로 거듭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성장은 긍정, 운용 등 내용은 ‘글쎄’

위기의 증권업계를 부활시키는 구원투수일까? 선진금융시장의 구색을 맞추는 얼굴마담일까?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 1주년을 맞으면서 평가를 놓고 시선이 엇갈린다. 먼저 규모면에서는 어느 정도 늘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 2011년 12월 1490억원(9개사/12개 펀드) 규모로 출범한 뒤 1년만에 1조175억원(12개사/19개 펀드) 수준으로 거의 7배 증가했으며 운용전문인력도 69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김석동 위원장 체제에서 최대성과로 꼽히는 금융위의 경우 헤지펀드에 대한 평가는 호평일색이다. 금융위가 발표한 헤지펀드 도입 1년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장리스크 확대 가능성 등 도입초기의 일부 우려와 달리, 시장 초기에 안정적으로 연착륙(Soft-Landing)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의 평가는 다르다. 규모는 늘어난 반면 질적 발전은 더디다는 것이다. 먼저 운용전략의 경우 롱숏일색이다. 이 롱숏에쿼티는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long)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short)하는 전략으로 헤지형 시장중립적 포트폴리오를 구성, 시장수익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게 목적이다. 현재 19개 헤지펀드 가운데 롱숏형 헤지펀드는 14개에 달한다. 이어 복합전략 4개, 채권차익거래 1개 순이다. 수익률의 경우 천차만별이다. 삼성자산운용의 ‘H클럽 에쿼티헤지’ 가 8.35%(11월 기준)로 가장 높은 반면 산은자산운용의 ‘KDB 파이오니어 롱쇼트 뉴트럴’은 -10.7%로 체면을 구겼다.

눈에 띄는 점은 주식이 아닌 채권 쪽 차익거래의 선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마트Q아비트라지, 스마트Q토탈리턴의 운용전략의 경우 저금리 채권과 고금리채권 사이의 차익을 얻는 채권차익거래가 중심이다.

국고채를 매입한 뒤 이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활용, 고금리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안정성뿐 아니라 금리+알파를 원하는 뭉칫돈이 몰리면서 한국형 헤지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각각 1565, 2127억원으로 가장 많다. 또 지난 상반기부터 금리인하추세와 맞물리며 1년 수익률도 각각 6.31%, 5.78%를 기록하는 등 성과도 좋은 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채권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관들의 니즈를 반영했다”며 “내년 금리예측의 경우 인하 쪽인 뷰가 많아 기관들의 자금이 더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 개인투자자 참여 원천봉쇄로 성장속도 정체

한국형 헤지펀드가 차츰 기지개를 펴고 있음에도 선진국처럼 헤지펀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반응이다. 발전의 걸림돌로 헤지펀드와 궁합이 맞지않는 규제를 꼽고 있다. 특히 개인의 경우 최소 가입금액이 5억원으로 개인투자자의 참여기회를 사실상 봉쇄했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익이 검증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입금액 5억원으로 선을 그은 것은 개인들의 투자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덜도말고 더도말고 선진국의 수준인 1~2억원대로 낮춰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의 발걸음을 막는 규제로 설정액이 낮아지면서 운용상에도 제약도 많다. 헤지펀드운용역은 “적어도 설정액이 1000억원이 되야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데, 낮은 설정액으로 레버리지는 꿈도 못꾼다”라며 “금융주 공매도금지까지 겹쳐 롱숏효과를 발휘하기에도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불균형의 영향으로 성장속도는 더디나 지금보다 시장파이가 커질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꾸준히 트렉레코드(track record: 누적실적)가 쌓일 경우 포트폴리오다각화가 필요한 연기금 등 큰손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운용사 관계자는 “연기금의 자금을 유치하려면 적어도 3년에서 보통 5년 정도의 트렉레코드를 쌓아야 한다”며 “지금 당장 큰 수익이 나지않더라도 꾸준히 성과를 내기 위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연구위원은 “미국 헤지펀드시장도 투자실적이 축적된 뒤 안정적 수익률을 추구하는 연기금 등의 본격적 참여로 급성장했다”며 “저금리 국면에서 중위험, 중수익의 대체투자 니즈가 강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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