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11일 ‘해외 주요국의 시스템위험과 소비자보호를 위한 감독 체제 변경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주요국에서 이루어진 감독체제 변경은 ‘보이지 않는 손’의 영역 밖에서 벗어나 있는 금융시스템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개별 금융회사의 미시적 건전성은 금융시장에서의 원활한 기능과 회사의 장기적 지속성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금융회사가 스스로 추구할 자발적 유인을 보유해야 한다. 더군다나 미시적 건전성은 바젤의 건전성기준에 의해 강제되고 있어 미시적 건전성에 대한 비자발적 유인체계도 형성됐다.
하지만 김 위원은 “금융의 시스템위험과 소비자보호는 개별 금융회사의 목적함수에 자발적으로 포함되기 곤란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경쟁시장의 유인에 의해 해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스템 안정과 소비자보호라는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 최근 미국과 영국은 개별 금융회사로 하여금 시스템위험과 소비자보호를 목적함수에 강제 포함 하도록 했다.
또한 미시적 건전성 규제감독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던 기존 감독체제를 금융시스템 안정과 소비자보호라는 새로운 목적에 적합하도록 전환했다. 그는 “도드-프랭크 법안에 기초해 설립된 시스템위험관리를 위한 강제적인 법적 기구인 미국 금융안정위원회(FSOC)가 이 같은 사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국에는 금융정책위원회(FPC)라고 해서 재무부가 발의해 제정된 금융서비스법안에 기초해 설치된 금융시스템위험 관리 기구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각 금융영역별로 중요 금융회사(SIFI)에 대한 감독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공동책임구조를, SIFI에 대한 통합기구를 가진 영국은 특정기구(영란은행) 중심의 책임구조를 취하고 있다”며 “미국, 영국 감독체제 변경이 주는 시사점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감독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국내에서는 금융시스템 안정을 책임지는 주체가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는데 법적 근거를 마련해 한국판 FSOC의 설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현재 금융감독 관련 국회 상임위가 기재위, 정무위 등으로 복수화 되어 있는데 이러한 복수체제를 지양하고 영국 국회와 같이 감독체제에 대한 견제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금융감독에 대한 감독기능을 효과적으로 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