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융당국에서 공시제도 강화를 통해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금융소비자들의 알권리를 강화한다는 의지가 크지만, 업계관계자들은 공시내용은 기본적인 사항을 대표유형을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일부 한정된 내용만을 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를 토대로 상품이나 회사를 선정할 경우 오히려 오판할 여지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생보協… 변액보험 공시 확대 제공
이번에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새롭게 제공되는 저축성 변액보험상품 비교공시 메뉴는 생보협회와 생명보험사가 지난 6월부터 추진해 온 보험공시제도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그동안 소비자들이 궁금해 했던 저축성 변액보험의 사업비 수준, 펀드 투입비율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설된 메뉴를 통해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납입 보험료 대비 사업비 비율, 위험보장비용, 펀드투입비율 및 적립금 대비 펀드운용수수료율, 최저보증비용 등이며, 직전 1·3·5년의 펀드 실제수익률과 기타 예상 펀드 수익률(0~8% 사이의 정수) 중 소비자가 선택한 수익률을 적용해 향후 20년까지 예측된 상품수익률 예시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예상 수익률 산출 시 실제 펀드 운용수익률이 제시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할 수 있으며, 기존에 가입자에게 제공되던 0, 4, 8%의 예상수익률보다 더욱 세분화해 0~8%까지의 정수와 펀드 실제 수익률인 1, 3, 5년의 경우를 더해 총 12개 조건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개별 선택 따라 실제 값 달라”
이처럼 보험업계에서 공시제도 강화를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상 소비자들에게 얼마만큼의 효용이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가 알기 쉽게 공시제도를 대폭 개선했다곤 하지만 비전문가인 소비자가 이해하기엔 여전히 어려운 점들이 많다”며 “모든 연령대와 선택사항들을 다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공시제도가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요구하는 이상향까지 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상품의 경우 수익뿐 아니라 보장부분까지 함께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 증권과 달리 단순화 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공시에 있어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저축성 변액보험상품 비교공시의 대표유형은 △월납의 경우 40세, 남자, 기본보험료 50만원, 60세 연금개시, 10년 납입을 기준으로 하며, △일시납은 55세, 남자, 일시납보험료 5000만원, △즉시형은 60세, 남자, 일시납보험료 5000만원을 기준으로 공시된다.
따라서 공시되는 내용과 실제 자신에게 맞는 내용은 차이가 클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사업비율, 위험보험료, 상품수익률 예시 등 비교공시된 정보들은 대표유형을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기 때문에 고객별 실제계약나이, 보험료, 납입기간, 중도인출, 보험계약대출 발생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공시되는 자료는 참고사항으로만 여기고 실제 가입을 위해서는 개별 사항을 직접 문의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시제도 강화로 자칫 공시를 통해 모든 것을 전달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데 공시는 참고사항일 뿐 맹목적인 기준으로 오인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각 사별 비교공시가 확대됨에 따라 공시되는 유형 이외에 각 사별로 상품 내용의 개별 선택에 따라 유리한 점이 다를 수 있는데, 공시되는 내용에 치우쳐 특정회사가 유리하다고 생각하거나 상품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 소비자보호부 관계자는 “이번에 변액연금보험의 사업비가 이슈화 되면서 이에 대한 비교공시를 하게 됐지만 사업비가 적은 상품이 무조건 좋은 상품이 아니라 보장 내용을 함께 봐야 하는데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데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때문에 공시내용이 일종의 예시라는 내용의 안내를 공시내용에서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고 있으며, 핵심상품설명서를 도입해 가입의지가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오인이 없도록 상품구조 및 주요 내용을 정리해 안내자료로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생보협회와 업계는 내달부터 금리연동형(저축성) 상품에 대한 비교공시 메뉴 신설 및 핵심 상품설명서를 도입해 금리연동형 상품 계약자도 납입보험료대비 사업비 공제비율, 위험보장비용 및 공시이율정보, 소비자가 선택한 공시이율을 적용한 상품수익률 예시정보 등 더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저축성 변액보험상품 비교 공시’ 상품정보 조회 화면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