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불확실성 고조로 전년동기 대비 건수, 공모금액 급감
이들의 공모금액은 500억~1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들로 공모금액을 비교해도 약 0.7조원으로 전년동기(3.4조원)의 17% 수준에 불과하다.
동양증권은 이미 7부 능선을 넘은 올해 공모주시장에 대해 신규상장기업 약 30~35개, 공모금액 약 1.5조~2조원으로 글로벌금융위기로 최악을 보냈던 2008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이래 가장 부진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설레게 만든 우량기업들의 상장이 미뤄진 것도 시장침체의 요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사태에 따른 실적악화로 미래에셋생명은 대형생보사의 주가약세로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분법에 따른 실적불확실성으로 상장이 연기됐다. 이색IPO기업으로 주목받았던 프랜차이즈업체인 카페베네, 신발멀티샵인 ABC마트코리아도 각각 밸류에이션문제, 사업전략 수정으로 상장이 올스톱된 상황이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산은금융지주도 해외채 정부보증에 대해 국회동의 등 정책이슈와 맞물리며 시간만 보내고 있다.
하지만 9월로 접어들면서 증시에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대폭 늘었다. 이는 최근 코스피가 2000p을 회복하면서 투자심리도 안정되면서 이번 반등장을 기회로 삼는 예비기업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9월 상장예비심사 청구기업은 총 13개사로 이는 올해 들어 최대치다. 상장예비심사청구에서 최종상장까지 통상 3~6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예비심사청구기업의 심사통과 시점인 연말부터 공모주 시장의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공모주에 대한 수요도 풍부한 것도 호재다. 오랜만에 선보인 9월 청약에서 개인뿐아니라 기관투자자가까지 러브콜을 보내며 경쟁률은 수백대 일이 넘는다. 키움증권이 주관사인 모다정보통신은 지난 13~14일 일반공모청약에서 경쟁률이 500.09 대 1을 기록했으며 청약대금도 2449억원(청약증거금 50% 기준)이 들어왔다.
◇ 투자심리 회복, IPO수요도 풍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8~19일 이틀간 진행한 광학필름전문업체인 코이즈의 경우도 약 5398억원 청약증거금이 몰리면서 무려 609.99: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이 몰리며 공모가도 희망밴드(6500원~7400원)를 뛰어넘는 7500원에 결정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201억원, 순익 52억원이었으나 공모를 위해 제출한 반기실적증권신고서에서 매출 179억원, 순익 50억원으로 실적이 대폭 호전됐으며 3, 4분기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추세”라며 “현재가 아니라 실적호전된 수준으로 주가를 산정하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등 저평가메리트에 투자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을 목표로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급등함에 따라 공모주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긍정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도 2000P 돌파에 따른 증시안정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수급상에서도 IPO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공모주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양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외부환경에 민감한 공모주 시장의 특성상 공모주 투자의 성패는 기업분석과 더불어 시장심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데, 최근 공모주 시장심리는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시장심리의 회복은 오는 4분기와 내년 상반기 공모주 시장의 호황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최순호 연구원은 “높은 청약경쟁률은 전체 공모주 시장이 경색되면서 공급이 줄어들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반면 추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IPO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기관투자자의 자금도 IPO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IPO실무자들은 ‘공모주시장 바닥론’에 대해서 신중한 입장이다. IPO기업금융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4분기에도 준비중인 IPO가 많지않다”며 “최근에는 투자자 보호로 상장을 위한 심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실적이 뒷받쳐줘야 하는데, 경기적으로 실적회복이 예비IPO기업에 반영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