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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관리감독 부실 ‘질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7-25 22:06 최종수정 : 2012-07-26 12:14

금융위에 실태파악과 선제적 위험관리 마련 통보
금융시장서 신뢰성 추락한 금융당국 ‘전전긍긍’

“금융당국을 더 이상 신뢰하지 못 하겠다.”

금융 산업의 생명인 ‘신뢰’가 바닥을 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 제기로 신뢰도가 추락한 금융권에 이번에는 감사원이 나섰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신용카드 등 2금융권에 대한 감독을 둘러싼 총체적 부실 정황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일부 당국 직원에 대한 징계요청은 물론 부실한 규정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 “카드사 사망자에게도 119억원 카드대출”

지난 23일 감사원은 ‘금융권역별 감독실태’ 감사결과 발표를 통해 신용카드와 저축은행 등에 대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리·지도·감독이 미흡해 시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우선 감사원은 금감원이 신용카드 돌려막기에 대한 위험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저신용자의 카드 돌려막기에 사용되는 ‘복수카드 대출자산’과 결제대금을 이연시킨 ‘리볼빙자산’은 경기가 나빠질 경우 일시에 부실화될 우려가 크지만 이에 대한 리스크관리 방안이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감사결과 지난해 말 기준 잠재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성 자산은 모두 10.6조원(저신용자 복수 카드대출 8.6조원, 한도의 80% 이상 소진 리볼빙자산 2조원)이었다.

또 신용카드 이용한도책정도 과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드사간 경쟁으로 인해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별 카드이용한도를 많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미 숨진 사람 명의로도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는 등 카드를 남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00년부터 2011년 6월까지 사망자 1932명에게 신용카드를 신규·갱신 발급했고, 2008년 이후 사망자 1391명에게 119억원의 신용카드 대출을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망한 지 6개월이 지난 사람에게도 카드가 발급된 사실이 드러났다. <표 참조>

이에 대해 카드업계에서는 신용카드 발급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신청자가 숨진 경우 등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하지만, 신용카드 남발로 겪었던 2003년 카드대란의 교훈을 잊은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감사원은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결정에 대한 지도도 부실하다는 입장이다. 수수료 분쟁시마다 미봉책으로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만 권고하다보니 실효성 없어 업종·가맹점별 수수료율 편차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슈퍼마켓 업종 내에서도 1.5~3.76%의 편차가 나타나는가 하면 유흥업소에서 1.6%의 낮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일반음식점이 4.5%라는 높은 수수료를 떼이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 ‘금융당국 시스템체계 개편’ 주장도 제기

상황이 이쯤 되자 신용카드 등 2금융권의 과당 경쟁을 방관한 금융당국의 체제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사태가 시발점이 돼 갖가지 구설수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차기 정권에서 감독체계 개편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금 체계에서는 내부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정치권과 업계로부터의 독립성도 떨어진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주장은 금융정책과 감독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현재 금융감독시스템의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장 감시나 소비자보호라는 핵심 기능이 산업 진흥과 건전성 감독 업무에 압도되면서 시스템 공백이 발생했고, 감독당국이 문제를 봐도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는 눈뜬장님으로 전락했다는 주장이다.

금융권에서도 세부내용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당시 만들어진 금융감독체계가 구조적 한계를 가진 만큼 이번 기회에 감독체제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구성된 당국의 인사가 관리감독의 허술함을 초래했다”면서 “단순히 금융감독체계 개편만으로 금융산업 선진화를 이루기 어렵지만 지금과 같은 금융감독체계의 개편 없이는 감독은 물론 금융산업 선진화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망일 이후 신용카드 신규 ·갱신 ·대체 ·발급 현황 〉
                                                                                         (단위 : 명)
(자료 : 금융감독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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