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대표적이면서 최근 사례가 13일 발표한 SK건설, 한신공영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사업’에 성사 시킨 경우다. 수은 고위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은은 우리 기업이 세계 인프라 건설 무대에서 시공과 투자까지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투자개발형 고부가가치 사업을 초기 단계부터 전방위에 걸쳐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은은 이 프로젝트에 자력으로만 총 2억 8000만 달러의 금융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 수주 및 본격 진행에 절대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기업들이 터키의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사업을 수주하게 된 데는 수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 고위 관계자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우리 기업들의 역사적인 프로젝트를 경쟁력 있는 금융제공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3년 동안이나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수은의 노력은 최적의 금융과 리스크 배분을 설계하는 금융자문에서 더욱 빛이 난다. 수은은 앙카라 현지에서 터키 정부와 수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터널 완공 후 일정량 이상의 교통량을 보장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을 따냈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된 채무를 터키 정부가 인수한다는 확약을 받는 등 우리 기업들과 참여 금융기관들의 사업수행 위험을 대폭 줄였다.
여기다 수은은 자금조달을 성사시키는 결정적 확약도 펼쳤다. 최적의 금융구조 설계를 위해 장기 고정금리 대출과 캐쉬 스윕(Cash Sweep) 등 탄력적인 금융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덕분에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물론 우리 무역보험공사 등 11개 금융기관들이 협조융자로 모두 합쳐 6억 8000만 달러를 선뜻 내놓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
캐쉬 스왑이란 계획된 차입금 상환 후 잉여현금 발생시 추가로 상환하는 방식으로, 대출 기간을 단축해 상환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수은은 유럽 재정위기 와중에 글로벌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전 세계 11개 금융기관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PF금융 주선은 물론 프로젝트 수행 조건을 유리하게 짜는 다방면에 걸쳐 의미 있는 전례를 만들어 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기업 수주액이 모두 4억 달러를 웃돈다는 점을 비춰 볼 때 수은이 움직인 성과의 가치는 더욱 크다. 이 프로젝트는 터키 이스탄불시를 횡단하는 보스포러스 해협 지하에 해저터널을 뚫는 민자 인프라사업이다. 유럽과 아시아로 나뉜 두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어서 대륙연결 사업인 셈.
SK건설과 한신공영이 터키 현지기업인 야피(YAPI)와 합작으로 프로젝트 발굴에서 건설을 전담한다. SK건설과 한신공영이 담당할 프로젝트 건설부문의 설계·조달·시공(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수주 금액은 총 4억 1500만 달러 규모다.
그동안 수은이 다져 놓은 세계 유수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크에다 지난 2월 발족한 ‘일본계은행과의 정례협의체’를 통해 스미토모은행(SMBC) 등 자금여력이 풍부한 일본계 은행 참여를 유도한 것도 한 몫 했다.
〈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프로젝트 개요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