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보험사들은 뒤돌아서면 잊어버릴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오히려 일부 회사들은 각종 명목으로 모기업 또는 계열사에 보이지 않는 배당, 일명 ‘헌혈’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ING생명의 경우 지난해 ING그룹 측에 경영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157억원을 지불해 감독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고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번 회계연도에 다시 140억원을 같은 명목으로 책정해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57억원은 ING생명의 지난 회계연도 당기순익 2555억원의 6.15%에 달하는 금액이다.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경영컨설팅과 기업 교류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이상한 거래가 이뤄지고, 그 금액이 100억원대를 상회하는 상황. 이에 대해서는 한국 ING생명이 아시아 지역 ING보험 계열사 전체의 순익 중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돈을 받아야 한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ING생명 외에도 국내·외국계 할 것 없이 상당수 보험사들이 IT시스템 구축비와 이용료·각종 컨설팅 수수료 등에 대해 ‘스스로 바가지를 쓰고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은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이 문제는 과거에 나타난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고의적으로 높은 가격에 구매를 하는 것이나 대출지원 등,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말한 계열사 부당지원과도 닿아 있는 문제로 향후 보험사 검사 방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