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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국의 버뮤다 꿈꾼다

최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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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6-03 22:34 최종수정 : 2012-06-04 17:55

보험硏 공동세미나, 캡티브보험 도입 타진
연간 500억불 시장, 세밀한 실익 계산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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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국의 버뮤다 꿈꾼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자유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캡티브보험(captive insurance company, 자가보험사)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국제적인 캡티브보험 허브로 조성될 경우 대규모의 투자유치와 함께 일자리 조성 등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31일에는 보험연구원, 한국리스크관리학회,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으로 ‘국내 보험진입형태 다양화 : 캡티브 보험을 중심으로’ 정책세미나를 열고 캡티브보험 도입의 적합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 캡티브 보험이란?

캡티브보험이란 단일 기업 또는 다수의 기업이 리스크 관리비용 절감을 위해 보험에 들기 이전에 먼저 자체적으로 흡수하거나(원보험캡티브), 해당 기업의 보험물건에 대해 재보험 출수재를 전제로 원수보험사의 보험에 먼저 가입한 뒤 다시 재보험을 수재(재보험캡티브)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캡티브보험사는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비용과 세금을 절감하기 위해 설립하는 것이 보통이다. 즉 원보험캡티브의 경우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캡티브를 통해 자체적으로 위험을 인수하기 때문에 캡티브를 통하지 않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가 저렴해진다. 재보험캡티브 역시 원수보험사에 가입했던 물건을 다시 수재(재보험 출재물건을 받는 것)하기 때문에 위험관리비용이 줄어든다.

◇ 국내 보험산업 발전에도 이바지

첫 번째 주제인 ‘보험업 진입형태 다양화 방안-캡티브규제를 중심으로’를 발표한 이기형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보험업법 제정 이후 보험사 중심의 리스크 관리체제를 지속하다 보니 해외의존도가 높아지고 가계보험이 중심이 돼왔으며, 글로벌 보유경쟁력도 미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캡티브나 소규모 보험사 등 대체적인 리스크 관리체제와 특수보험업 등의 정의를 통해 관련법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또 “보험업 정책 일관성 확보를 위해서는 공제기관에 대해서도 보험업으로 규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 밖에 일반보험 등 거대위험영역을 해외시장에 의존하는 제도(cross border, 재보험자 협의요율) 역시 국내 보험시장의 위상에 맞게 보완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캡티브 도입 및 운영방안’ 발표자로 나선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호 위원(제주금융포럼, 한화손해보험 신성장동력팀장)은 “국제자유도시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주도의 캡티브보험 도입을 통해 국내보험산업의 발전과 함께 제주도 지역의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2009년 기준으로 세계 1500대 기업 중 53%가 캡티브를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보험료도 500억 달러 규모로 막대한 시장”이라며, “제주도를 캡티브지역으로 육성해 성공할 경우 (연간 5개의 캡티브가 신설되고 캡티브사들이 평균 30억원의 보험료를 거둬들인다는 등의 전제로) 10년간 약 1945억원의 경제적 기대효과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캡티브를 통한 국내 보험사들 해외 출수재수지 역조가 완화돼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출수재 수지 적자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코리안리 전남득 상무는 “일본의 경우 대지진 당시 위험의 국내보유 비율이 높아 오히려 큰 손해를 입었다”며 “출수재 수지 적자라는 측면이 아니라 국내 경제분야의 위험관리비용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 삼성은 왜 접었나

올 초 싱가폴에 전업 재보험사인 삼성리(Samsung Reinsurance)를 설립한 삼성화재는 해외 재보험사 설립 추진 초기이던 2008년 당시에는 캡티브 재보험사 설립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했지만, 일반 재보험사 설립으로 선회했다. 이 때문에 캡티브 정책 세미나에서도 세종대 이순재 교수 등은 “발표된 여러 실익에도 불구하고 캡티브 보험사를 설립하려다 전업재보험사로 방향을 전환한 삼성화재의 사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삼성화재의 해외 재보험사 설립의 경우, 캡티브보험사는 초기에 잠시 검토만 한 수준이라며, 아시아 신시장 공략이라는 방향성 측면에서 전업재보험사가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제주도는 역량 부족”

한편 일각에서는 제주도가 캡티브 특화 구역으로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내비쳤다. 이날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선 코리안리의 전남득 상무는 “캡티브 보험의 허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세제도 등 법적시스템 △지정학적 위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있는 전문인력 △금융기관 등이 필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이미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성장한 싱가폴이나 이슬람 금융을 등에 업고 있는 라부안 등 인접 경쟁지역에 비해 제주도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이상헌 특별자치과장은 “국내 기업들이 아닌 해외 기업들의 역외금융을 유치하자는 것”이라며, “역외금융은 미크로네시아와 같은 제주도 보다 훨씬 열악한 지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또 “제주도가 추진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이 아니라 우선 해외기업들의 캡티브 유치이기 때문에 국내 보험산업에도 순효과만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 금융위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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