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물밀 듯 몰려든 데 힘입어 은행들은 은행채를 비롯한 시장에서 직접조달한 자금을 뭉터기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채 잔액은 올 들어서도 7조 6000억원 가량 줄었다.
2009년 말잔이 175조 9576억원이었던 은행채는 지난 4월 말 147조 8417억원으로 무려 28조 1159억원이나 줄었다.
CD(양도성예금증서) 조달 규모는 이보다 더욱 가파르게 줄었다.
2009년 말 103조원에 이르던 CD잔액은 지난 4월 말 29조 3000억원으로 무려 100조원 남짓 줄었다.
이 와중에도 은행들의 대출금은 크게 늘었다.
기업대출로 2010년 이후 약 71조 5000억원 늘리고 가계대출로는 약 44조 3000억원 늘리는 등 무려 대출잔액이 115조원 늘어난 것이다.
대출을 늘리면서도 그처럼 시장성 조달 규모를 128조원 가량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정기예금이라는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기예금 규모는 2009년말 377조 342억원에서 지난 4월 말 551조 6357억원으로 무려 174조 6015억원 불어났다.
시중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는 가운데서도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은행 예금으로 대거 몰려든 탓으로 풀이된다.
은행 자금사정과 달리 자산운용사 수신 규모는 2009년 말 331조 7972억원에서 지난 4월 말 305조 2560억원으로 26조 5412억원 줄었다.
종금사 수신 역시 21조 6826억원에서 15조 818억원으로 6조 6000억원 가량 빠졌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