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금융지주가 탁월한 비은행부문 사업포트폴리오와 은행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익창출력면에서 멀찌감치 앞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력은 KB금융, 총자산 외형은 우리금융, 이익규모는 신한지주 등으로 3분하는 형국이다.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으로 이들 3파전 구도를 뒤흔들려는 하나금융지주와 금융부문 독립 후 본격적은 무게감 발휘에 나선 농협금융지주의 가세 정도에 따라 판도 변화 가능성은 짙다는 점도 주목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이 올해 1분기 기본자본이 19조 97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우리금융(19조 3500억원), 신한금융(18조 680억원), 하나금융(17조 1120억원) 순이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2010년 경영실적이 주춤거리면서 기본자본 17조 7142억원을 기록해 우리금융(17조 7850억원)에 기본자본 기중 1위 자리를 내줬던 처지였지만 경영실적이 본궤도로 돌아오면서 본디부터 우위에 있던 자본력의 진가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조 3787억원에서 올해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효과로 급격히 늘어 17조 1120억원을 기록했다.
기본자본 추이에서 하나금융이 복병임이 확인된 셈이다.
총자산 부문에서는 우리금융 독주 의지가 파죽지세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은 403조 2000억원을 기록해 4대 금융지주사 중에서 ‘외형 1’위를 달리며 국내 최고 금융지주사의 위상을 높였다.
KB금융은 2009년 316조원, 지난해 361조 6000억원, 올해 1분기 369조3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정 수준의 성장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2009년 304조였던 자산규모가 올해 1분기 295조 9190억원으로 줄어 총자산을 기준으로 한 외형 경쟁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19조였던 총자산이 올 초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효과 덕에 351조를 기록해 신한지주를 앞지르며 다른 지주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95조 6000억원으로 하나금융을 바짝 따라붙는 듯 했으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효과에 따라 자산이 커지면서 뒤처졌다. 물론 기은의 경우, M&A 없이 자력 성장을 통해 200조원을 돌파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경쟁력의 핵심 분야를 이루는 중소기업 대출자산이 국내 금융권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에서 차별화 및 경쟁우위를 완성한 점이 이채롭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