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LW시장 규제현실화로 거래대금 급락
ELW시장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강도높은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서다. 논란이 됐던 LP호가 제출제한제도가 지난달 12일부터 시행되면서 유동성공급의 주체인 증권사들이 호가제시를 주저하고 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유동성공급차원에서 호가를 제출할 때 상하한선을 두는 것이다.
기존엔 LP가 언제든 임의 가격으로 매도·매수 호가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LP호가 제한 제도는 기준 스프레드비율을 8%~15% 이내 상하한선을 뒀다. 기존에 매도·매수 스프레드비율(5분 이내에 20% 호가제시)도 20%에서 15%로 변경됐으며 최저비율인 8% 미만으로 호가제출을 금지한 것이다. 문제는 호가제출 커트라인을 도입함에 따라 증권사 입장에서는 유동성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메리트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LP는 유동성공급자이자 매출된 LP수량에 따라 손실위험을 커버하는 헤지거래의 주체다. 헤지, 전산, 인력같은 비용을 반영해 호가제출을 한다. 호가제한 제도신설로 BP(손익분기점)를 맞추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짜로 유동성공급을 하는 것이 아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수익이 나는 구조에서 호가범위가 수익이나 다름없다”며 “호가범위 신설로 마진폭이 줄어 실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얼핏 보면 투자자에게 이익이 돌아가게 보이지만 호가물량축소로 실익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비용을 감안해 호가공급물량을 줄여야 하는데, 매매를 통해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증권사나 투자자 모두 손해”라고 말했다.
시장건전화 방안이 하나 둘씩 시행되면서 안그래도 위축된 ELW시장이 바짝 얼어붙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LW시장은 5353개 종목, 시가총액 11.9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35%, 27%씩 줄었다. 일평균거래대금은 감소폭이 더하다. 같은 기간 그 규모는 7109억원으로 약 43% 감소했다.
특히 호가규제는 유동성공급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거래대금 추락이 불가피하다. 실제 일평균거래액은 제도시행 이후 12거래일동안 559억원으로 그 이전 같은 기간 6082억원과 비교하면 약 1/10 수준으로 줄었다.
◇ LP호가 제출제한으로 직격탄, 투자메리트도 급감
강도높은 규제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떠나면서 증권사들도 ELW사업에 메스를 대고 있다. 메리츠종금, 한화투자, HMC투자증권은 LP증권사에서 손을 뗐다. 사업철수에 나선 곳도 있다. IBK투자, 도이치, UBS증권은 LP뿐만 아니라 발행도 중단한 상황이다.
노무라증권 등도 시장건전화 방안 이후 ELW 사업재편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점유율 1위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ELW가 중심인 DLS부서의 업무가 ELW에서 ELS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ELW교육도 진행하고 있으나 최근 규제분위기를 반영, 홍보를 하지 않은 채 소수정예 위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큰틀에서는 유지하지만 앞으로 ELW시장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LW시장의 암흑기에도 불구하고 ELW사업이 증권사의 손익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비중도 크지 않아 후폭풍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전체 수탁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2.8% 수준으로 ELW 거래 급감이 증권사 손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다만,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규제 환경은 투자 심리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DB대우증권 심상범 AI팀장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한 변동성을 파는 LP들의 수익성은 나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단 옵션거래승수인상효과가 약발을 발휘하는 6월경에 ELW 쪽으로 반사이익이 생길 수 있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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