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생명보험은 강점 채널인 방카슈랑스 이외에 다양한 판매채널 확보를 위해 설계사 영입 뿐 아니라 독립법인대리점(General Agency, 이하 GA)채널 구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GA채널 등 영업기반 마련 박차
NH생명은 분사 이전에도 농협중앙회, 농축산판매채널(지역단위농협), FC, TM 등의 채널을 통해 공제상품을 판매했었지만 GA채널은 보험업이 분사하면서 신설되는 새로운 채널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인력충원 등 신채널 확보를 위한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NH생명은 방카채널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보험영업의 기반이 되는 설계사 조직이 열악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공격적인 설계사 영입을 두고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협회차원에서 공격적인 스카웃 활동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 채널이 본래 단기간에 늘릴 수 있는 조직도 아니거니와, 공격적인 설계사 영입활동도 불가능해, 새로운 채널과 판로확보를 위해서는 GA채널 확보가 긴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NH생명은 GA채널 확대를 위해 대한생명 GA담당 전문위원 출신인 최덕상 씨를 AM사업부장으로 영입했다. 최 사업부장은 2000년대 초 국내 보험시장에 최초 대형 GA인 KFG를 창업해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한국재무설계, 에이플러스에셋 등 다수의 GA창업 지원과 컨설팅 업무를 맡는 등 GA시장의 전문가다.
NH생명 AM사업부 최덕상 사업부장은 “아직 상품, 전산, 관련조직 셋팅 등 제반 준비가 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이 없다”며 “현재는 없던 채널을 새롭게 만드는 단계이므로 논의와 준비단계에 있으며, 4월 시범운영을 통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GA채널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대형 GA들이 변액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변액상품의 경우 아직 상품개발이 되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추이를 보면서 상품 개발을 검토할 예정이기 때문에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저축성보험이나 일반연금보험 상품들을 위주로 판매하는 곳과 제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GA채널이 늘어나면 그만큼 상품판매 활로가 늘기 때문에 GA든 설계사든 많을 수록 좋다”며 “농협보험에서 GA를 늘릴 경우 타보험사 입장에서는 MS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질적 ‘전산문제’ 해결 시급
농협보험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전산문제’와 관련해서도 현재 농협중앙회로부터 분리돼 보험분야 자체전산 마련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지난해 4월 사상 최악의 대규모 전산망 마비 사고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 통보를 받은 바 있으며, 그 이후에도 다섯 차례에 걸쳐 잦은 전산사고가 발생해 금융부분의 신뢰성을 크게 잃었다. 실제 지난 2일 출범 이후에도 전산사고로 인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전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신상품 판매를 자제할 것을 당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NH생명 관계자는 “현재 보험금 지급업무와 신규가입 등 전산적인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손해보험의 일부 몇 종의 상품을 제외하고 기존의 상품들과 함께 신상품 15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IT감독국 이길진 팀장은 “기존 상품 판매에 있어 전산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3월 출범과 함께 보험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현재는 기존의 농협중앙회의 전산시스템에서 법적인 요건만 갖춰 리모델링한 정도기 때문에 앞으로 보험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시스템 마련을 해야하며 이를 위해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NH생명 관계자도 “그동안의 농협중앙회 서버에서 보험전산을 떼어 왔지만 자체적인 보험서버 마련을 진행 중이며 완벽한 전산작업이 마무리 되는 데는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1172개에 달하는 농협은행지점을 비롯해 4000개가 넘는 단위농협지점, 하나로마트 등 10년에 걸쳐 통합된 하나의 방대한 전산을 분리해 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행착오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관련 전산시스템 마련은 방대한 자료를 장기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인력 충원과 축적된 노하우 등의 문제가 있어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NH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총 자산은 33조9000억원에 이르며, 설계사 조직은 1180명, 보험영업지점은 현재 34개로, 올해 안에 50개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