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성공급으로 세계증시 급등
돈이 힘이 막강하다. 세계금융시장에 돈보따리기가 풀리면서 세계증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가 무려 19개월 만에 1만3000p를 넘었으며 된서리를 맞았던 유럽도 급반등세다. 우리나라 코스피도 지난 20일 2024p로 연중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세계증시의 급등세에 동참하고 있다.
증시급반등의 불씨를 짚은 모멘텀은 유럽발 유동성완화정책이다. ECB(유럽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장기대출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가동, 지난 12월 21일 ECB는 1차 LTRO(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를 가동, 523개 유럽은행에 4890억유로를 1% 저금리로 자금지원에 나선 게 그 시초다.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으로 국가펀더멘탈의 바로미터인 CDS지표의 경우 한 때 7%를 넘었던 이탈리아와 6%후반이었던 스페인도 모두 5% 중반대로 안정을 찾았다.
돈의 힘, 즉 유동성으로 증시가 급등하자 시장의 관심은 유동성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지느냐다. 이같은 ‘유동성 소진vs 지속’을 놓고 시장의 뷰는 온도차가 있다.
먼저 유동성약발이 둔화되고 있다는 회의론이다. 최근 지수를 끌어올린 큰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는 게 핵심이다. 코스피는 지난 21일 그리스 2차구제금융안 합의라는 호재가 아니라 큰손들이 그간 사들인 물량의 차익실현 성격이 강했다. 특히 실적개선 기대감보다는 유동성효과로 오른 운송, 조선, 증권, 은행, 화학업종 중심으으로 된서리를 맞은 게 대표적인 예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하락해도 실적개선이 뒤따른 주도주들은 선방한 것과 달리, 유동성효과로 오른 종목이 빠졌다”며 “국내주식형 펀드가 차익실현에 나서는데다 외국인매수세의 강도도 지난 1월 비해 약해지면서 유동성수급만으로 상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려섞인 목소리보다 유동성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앞선다. 가장 큰 이유는 유럽에 이어 중국, 일본, 미국 등도 양적완화 정책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29일 약 5000억유로 안팎인 ECB의 2차 LTRO가 예정되어 있고, 일본은 이미 지난 14일 일본도 10조엔 추가양적완화조치도 확정됐다. 중국도 지난 18일 지급준비율을 50bp 내려 긴축완화 쪽에 힘이 실린다.
◇ 외국인 등 매수세 둔화, 실적개선이 관건
가장 관심을 모으는 미국도 2분기 Q3(3차 양적완화)가 임박한 상황이다. 미국 GDP 세부항목의 금융위기전과 비교하면, 수출, 소비 등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주택투자(Residential)은 위기 전 수준으로 정상화가 더뎌 QE3(MBS 매입 등)를 통해 불균형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경기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추가적인 양적완화정책, 즉 QE3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제2차, 3차 유동성공급 프로그램의 집행이 예정돼 있고,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한 당분간 글로벌시장의 유동성효과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의 세대교체가 유럽에서 중국, 미국으로 성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유동성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럽을 비롯한 미국, 중국 등 세계금융시장의 큰손들이 △성급한 긴축정책 도입으로 더블딥 침체를 유발했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정부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이나 중앙은행이나 모두 적절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필요하다는 게 그 근거다.
삼성증권 김성봉 투자전략팀장은 “통상적인 주식시장의 사이클인 유동성→ 실적→역금융→역실적 장세라는 단기사이클이 아니라 유동성 장세 이후 실적장세와 혼재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바뀌는 과도기”라며 “유동성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않으나 실적개선이 뒤따르지 않으면 유동성만으로 코스피의 방향성이 결정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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