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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강등 옮길라 전염 경로 막아라”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1-30 22:07

국내은행 옮겨 붙을 곳 자금조달…“현재는 이상 무”
글로벌 유동성 경색 또는 무역수지 악화 땐 빨간 불

“국내 은행들은 최근까지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없어 설혹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간 차가 적잖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시장 동향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면밀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미국의 국제신용평가기관 S&P가 현지시각 지난달 29일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주요은행인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등을 비롯해 세계 37개 은행 신용등급을 한 계단씩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 국내 한 시중은행 임원이 보인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당장에 우리 나라 은행이나 기업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이 여파가 걷잡을 수 없는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진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글로벌 주요 은행이 등급강등 타깃됐다

S&P가 지난달 29일 감행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의 타깃은 역설적이게도 국내 은행들에겐 팔자에 아예 없는 일이었다. S&P는 이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떨어뜨렸다. JP모건, UBS, 바클레이즈캐피털의 등급도 A+에서 A로, HSBC 역시 AA-에서 A+로 강등했다.

여기다 스미모토 미쓰이와 미즈호그룹 등 일본 은행들도 등급 강등의 비운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등급 강등의 특징은 글로벌 주요 은행들로 유럽 재정위기가 뚜렷한 타개책 마련에 진전 없이 장기화한 탓에 흉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했다.

극히 일부 저개발 국가 또는 신흥국에서 최근 들어서야 현지화 영업에 막 뛰어드는 등 국제화 지수가 낮아서 도마에 오르곤 하는 국내 은행들과는 무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실제 국내 은행들은 유럽 위기와 직접적으로 얽힌 것이 적어 관련 위기 장기화 여파로부터 무풍지대로 머물 수 있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국내 기업 신용등급도 POSCO 등 일부 개별 고유 이슈가 있는 곳이 아니라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화조달 앞으로 순조 여부, “장담 쉽지 않아”

하지만 사태가 추가 악화로 치닫고 글로벌 연결고리가 많은 은행들이 등급 강등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다 보면 국내 은행들이나 기업들에게도 장기적 악영향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싹 텄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단기적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는 반응과 함께 추이를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에 위기가 옮겨 붙을 수 있는 경로로 △수익성 △자산의 질 △자본확충 현황 △자금조달의 용이함 등의 여건 변화를 꼽고 있다.

증권가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수익성엔 큰 무리가 없고 자산건전성은 감독당국의 경영지도와 자구노력 등으로 개선되면 개선됐지 나빠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올해 대규모 수익을 바탕으로 내부유보를 늘리고 바젤Ⅲ 규제 등에 대비하다 보면 자본적정성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결국 관건은 외화유동성을 얼마나 꾸준히 충분하게 유지하느냐는 것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국책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외화조달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차환율이 100%를 넘는 데다 올해 확보해야 할 자금을 이미 확보한 은행들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 경제의 펀더멘틀도 굳건하다. 내년 역시 흑자 폭이 줄지언정 무역수지가 든든한 버팀목 노릇을 할 것이기 때문에 내부적 여건 때문에 문제될 일은 없다”며 “다만 무역수지가 생각보다 악화된다면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의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내년에 필요한 자금을 미리 조달하는데 열을 올린 상태여서 단기적 위험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유동성 확보 노력 기울이고 긴밀하게 대응하며 차별화 알려야

다만,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연이은 악재로 자금 운용의 맥이 불규칙해 질 경우 부정적 영향이 끼칠 가능성은 그 누구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산하 연구소 한 전문가는 “미국이나 일본 대형 은행들까지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은 어차피 유럽 재정위기나 그에 앞섰던 미국 국가 신용등급 문제가 개별 기업 또는 개별 국가만 멀쩡하다고 벗어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등 남유럽 재정위기 등을 놓고 1년 이상 각국 정상들이 대책을 내놓고 국제 공조를 펼치기 위한 시도까지 나섰지만 실효성 있는 해법이 나오지 않자. 위험에 더 깊숙하고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은행들에게 자연스럽게 위험이 전이되는 구조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은행 외화유동성이 문제라면 외화조달 루트 다각화, 선제적 유동성 확보 노력, 차별화돼 있는 국내 금융건전성 부각 노력과 함께 국제시장 모니터링 강화 등 민관이 함께 위기 방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 국내 주요은행 금융공기업 국제신용등급 〉
                                                                                   (자료 : 국제금융센터, 장기외화채 기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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