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이 임박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핵심은 대형IB육성. 증권업계의 판도를 바꿀 신성장엔진으로 꼽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의 경우 자기자본 커트라인은 3조원이다.
현재 대형사들은 이 기준을 맞춰 과열경쟁에서 벗어날 신성장동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1.4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안을 발표한 대우증권이 대표적이다.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2.87조원. 이번 증자가 성공하면 업계 최초로 4조원의 증권사로 거듭나게 된다. 대우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승인받은 뒤 조달된 자금을 해외금융시장 진출 강화, 신규사업 투자확대 및 IT 인프라 확충 등 글로벌IB의 초석을 닦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또 자기자본이 2조원 후반대인 삼성, 우리투자증권 등도 몸집을 불려 대형IB로 변신할 계획이다.
반면 중소형증권사는 정책수혜가 대형사로 쏠리면서 비상이 걸렸다. 1조원 안팎의 자기자본으로 프라임브로커리지는 엄두도 못내는데다 자금조달수단인 콜차입도 콜머니 월평균잔액이 자기자본의 25%로 축소돼 자금융통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주력 수익원인 거래수수료도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빈익빈부익부는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최순영 연구위원은 “비슷한 사업구조로 소형증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구조로 인해 수익성은 중소형사가 대형증권사에 비해 취약하다”며 “특히 규모별 증권사의 영업수지율은 소형사들의 경우 대형사들의 80% 수준에 불과해 자본시장법개정과 관계없이 특화된 사업모델구축은 장기적으로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IB가 나타나더라도 중소형사 사이의 M&A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대부분 중소형사들은 브로커리지로 현상유지를 하는 상황”이라며 “대형IB출현하더라도 비슷한 사업구조로 합병시 시너지가 떨어져 자발적 M&A에 대한 모티브는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