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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일자리창출 효과 ‘퇴보’

최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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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8-24 20:46

대형·중소사 막론 ‘고능률화’ 명분에
실적 호조 불구, 설계사 수는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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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일자리창출 효과 ‘퇴보’
생명보험 설계사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사 위탁을 통한 일자리창출은 전통적으로 국내 생보사의 가장 큰 사회적 기여 중 하나로 꼽혀왔는데, 이 때문에 보험사들의 사회적 기여도가 매출에 반비례하고 있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 정부의 경제 분야 중점 추진정책 중 하나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정부차원이든 정치권에서든 머지않아 문제 제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 1년에 1만명씩 감소

생명보험협회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생명보험 설계사 수는 13만3879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만8100명(17.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인 2009년 5월에 비하면 3만7250명(21.7%)이나 감소한 숫자다.

특히 13만3000여명의 설계사 중 2만2200명 가량은 손해보험사에 소속돼 있으면서, ‘곁다리’로 생명보험 상품도 판매하는 교차판매 설계사로, 순수하게 생명보험사를 위해 일하고 있는 설계사는 11만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24만6193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년에 1만명씩 감소해 온 꼴이다. 업체별로는 삼성생명의 설계사 수 감소가 두드러진다.

삼성생명의 영업현장에서는 지난해 5월말까지 4만3936명의 설계사들이 일하고 있었지만, 올해 5월말에는 2만9987명의 설계사 밖에 남지 않았다. 불과 1년 동안 1만3949명의 설계사가 감소한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93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반면 일자리창출을 통한 사회적 기여는 어느 해보다 미미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교차판매 설계사 감소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손보사의 생보 교차판매설계사 감소폭은 업계 전체적으로 3000여명 수준이었다.

◇ 일자리 창출효과는 생보업계의 무기

사실 생보업계가 가지고 있는 막대한 일자리 창출효과는 생보업계의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생명보험업계가 금융업계 내의 다른 업권과 일종의 이권 다툼, 즉 ‘밥그릇싸움’을 할 때 그 첨병으로 ‘설계사 자연 퇴출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내세워 왔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과거 방카슈랑스 4단계(보장성·자동차보험의 은행 판매허용) 확대 추진 당시, 생보사 사장단과 함께 보험설계사들이 나와서 ‘방카 4단계를 허용하면 실직위기에 놓인다’며 눈물로 호소했다”며, “농협의 보험업계 제도권 진입 반대 당시에도 같은 논리였다”고 말했다. 즉 일자리 창출은 보험업계가 다른 금융권에 비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또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공공적인 요소인 셈이다.

◇ “홈쇼핑 광고 한 번에, 설계사 10명 OUT”

보험 영업 일선 관리자들은 단순히 일자리만 놓고 보면 방카슈랑스나 농협의 시장 진입보다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보험사의 다이렉트·하이브리드 마케팅이라고 보고 있다. 다이렉트 마케팅은 홈쇼핑이나 인터넷, 전화를 통한 보험모집을, ‘하이브리드 마케팅’은 설계사들이 보험사가 제공한 고객 또는 가망고객의 정보를 이용해 영업하는 것을 말한다. 한 중견 GA업체 임원은 “TM설계사 1명이 일반설계사 4명 몫을 하고, 하이브리드채널 설계사 1명은 2~3명 몫을 한다고 보면 된다”며, “그렇다고 TM설계사가 설계사 4명의 몫을 받는 것도, 하이브리드 설계사가 2~3배의 수수료를 받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광고 등 홍보를 통한 회사의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이들의 수수료율은 일반 설계사보다 상당히 낮다는 설명. 때문에 보험사의 매출이 증가해도 설계사 수와 함께,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는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 사랑받는 보험사가 돼야

보험사의 일자리 창출 효과와 관련, 또 한 가지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은 일자리가 제공되는 대상이다. GA업계 관계자는, “누구든지 집안에 4촌까지만 둘러봐도 과거에 보험설계사 해본 사람이 한 두명씩은 있을 것”이라며, “이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자녀들 학비를 벌기 위해 시작하는 전직 전업주부이거나, 실직 이후 실낱같은 희망으로 일을 시작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전자의 경우 여성의 사회 활동 증가를, 후자의 경우 실업자 증가의 완충작용을 한다는 설명인데, 이보다 심한 경우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빚으로 자칫 사회울타리 밖으로까지 내몰릴 위기에 처한 사람들도 보험영업을 통해 재기하거나, 적어도 재기를 시도해보는 케이스 역시 적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일자리 부문 사회기여는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주장. 한 보험학계 관계자는, “정부가 1만명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외자유치를 수십억달러는 해야 될 것”이라며, “특히 비제조업종에서 수만명씩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보험사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처럼 생명보험업계 안팎에서 ‘생보사들이 효율성만을 내세워 설계사 감축을 계속 하기에는 포기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어, 생보업계, 특히 대형사들의 영업채널 관리 정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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