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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제한과 연기금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8-22 00:04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유주형 연구원

공매도 제한과 연기금
최근 증시 조정의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과 유럽에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갑자기 매도로 돌변한 외국인 수급이다. 그동안 한국의 빠른 경기회복,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풍부한 유동성 등을 주목하며 ‘Buy Korea’를 부르짖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8월 한달간 유가증권에서 팔아치운 주식은 약 4조원. 한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음(2010년 말 기준 한국 33%, 이머징 국가 평균 20%)에 따라 이들의 ‘Exit Korea’ 행진은 우리 증시에 독이 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에 맞서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는 연기금이 있다. 연기금은 8월 증시조정 기간에 매수세를 확대, 외국인 투자자의 공백을 메우며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이는 중이다. 필자는 앞으로도 연기금의 주식시장 영향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는데 연기금의 자금은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리기보다 하방을 견고히 다져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 “주가하락을 방어하려는 당국의 의지 - 공매도와 연기금”

연기금의 매수세 확대와 함께 또 주목할 변화는 공매도(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미리 판 다음 판매가격보다 싼 값에 되사서 차익을 챙기는 것)의 증가다. 최근 급락장에서 공매도가 급증했는데 올해 상반기 월평균 1600억원 수준이었던 공매도 거래규모는 8월 3000억원을 웃돌기 시작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증가가 시장 불안을 확산시킨다고 보고 8월 10일부터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해 한시적(2011년 8/10~11/9일, 3개월간)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공매도 금지와 함께 1일 자기주식 매수주문 수량한도도 완화했는데 모두 증시 변동성을 낮추고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을 방어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엿보이는 조치다.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나선 점도 당국의 주가 부양 의지가 엿보인다. 이는 지난 2008년의 경우와 유사한데 당시에도 금융위가 한시적(2008년 10/1일~2009년 6/1일, 8개월간)으로 모든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 연기금의 투자확대를 독려한 바 있다. 돌이켜보면 2008년 공매도 금지가 외국인 매도세를 제한하는 동시에 연기금의 주식 매수세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증시에서 연기금의 활약이 기대된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의 주식시장 영향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는 근거는 크게 3가지가 있다.

하나, 기금의 팽창으로 적정수익을 위해서라면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 연기금을 대표하는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액은 급격히 팽창하여 올해 5월 자산규모 34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세계 최대 기금규모를 자랑하는 노르웨이의 GPF(Government Pension Fund), 네덜란드의 ABP(Algermeen Burgerljik Pensioenfonds) 등과 맞먹는 규모다.

국민연금은 급팽창하는 기금의 고갈을 막고, 적정 투자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투자자산 다변화를 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연금 재정 추계보고서’는 기금운용 수익률이 재정 추계의 가정(추계기간 평균 5.4%)보다 1%p 상승하면 기금소진 연도가 당초 2060년에서 9년 연장된 2069년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보다 개선된 운용수익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자산투자 다변화가 불가피하다.

둘, 선진국 기금운용 포트폴리오에 맞춰 주식 투자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2011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비중 목표치는 18%, 국내채권 투자비중 목표치는 63.5%다. 2009년 설정된 목표치와 비교해보면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안이 점차 ‘국내 주식투자비중 확대, 채권투자비중 축소‘로 나아가고 있지만 해외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해보면 여전히 주식투자비중이 낮다. 국민연금의 채권투자비중은 60% 이상으로 유난히 높은데 비해 미국 등 투자역사가 오래된 국가일수록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40~60%에 달한다. 결국 국민연금도 선진국 연기금의 포트폴리오에 맞춰 주식 투자비중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셋, 연기금 매매패턴에도 ‘계절성’이 발견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2000~2010년 기간에 발생한 연기금의 주식거래를 살펴보면 매해 9~12월 사이에 매수세가 집중되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연기금의 저가 매수세가 집중되었던 2008년 하반기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9~12월 기간에 연기금의 주식 순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이는 연기금이 연말까지 지정해 놓은 주식비중을 채우기 위해 자금 집행을 늘린 결과로 판단된다. 하반기에도 연기금 매수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연기금의 매수 자금은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리기 보다 하방을 견고히 다져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요즘같이 불안정한 장세에 외국인의 공백을 메우고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을 방어하는 연기금의 활약이 기대된다.

* 연기금(Pension Funds): 연금(pension)과 기금(fund)를 합한 말로, 연금제도에 의해 모여진 자금을 뜻한다. 연금가입이 강제적이고, 급여 조건과 수준이 법률로 정해져 있어 상회보험의 형태를 띄며 장기 투자가 필요한 거액의 자금이기 때문에 증권시장에서 대표적인 기관투자가 중 하나이다. 연기금의 40~60%를 주식투자에 사용해 장기적인 기금 증식에 활용하는 선진국들과 우리나라는 고유 사업목적을 가진 기금이 대부분이어서 상대적으로 주식투자비중이 낮다. 한국에서는 보통 국민연금기금, 공무원연금기금, 우체국보험기금, 사학연금기금을 4대 연기금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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