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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8-10 22:12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신문이나 TV를 보기가 겁난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대형사건·사고가 보도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신문을 펼치거나 TV를 켤 때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하는 심정이 된다. 얼마 전에는 어느 금융기관의 전산망이 마비되어 전국적인 혼란을 불러일으켰고 최근에는 수도 서울의 중심부가 수도(水道)로 변하고 산사태로 뒤덮이는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다. 아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남쪽에 집중폭우가 쏟아져 재산은 물론 인명피해가 났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

세상살이, 아니 직장생활을 하면서 꼭 가슴에 새겨야할 것 중 하나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이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란 자기가 맡고 있는 업무에서 최악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상상하여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놓으라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한다고 핀잔할 사람도 있다.

<느리게 사는 즐거움(Don’t Hurry, Be Happy)>등 베스트셀러를 쓴 캐나다 출신의 저명한 컨설턴트 어니 젤린스키는 그의 책에서 이렇게 분석하였다. “걱정의 40%는 절대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들이 하는 대부분의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니 괜한 걱정하지 말고 맘 편하게 살라는 권고가 저변에 깔려있다.

물론 일리 있는 권고요, 때로는 그런 여유 있는 태도도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요즘의 세상살이와 직장생활은 아차 하는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순간의 방심이나 작은 실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그래서 어니 젤린스키의 권고보다는 앤디 그로브 前 인텔 회장의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거의 편집광적이라 할 만큼 꼼꼼한 성격인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계속 의심해야만 살아남는다. 내가 여러 번 얘기했지만 이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 의문이다. 최악의 경우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나를 ‘가장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지금처럼 미국 경제가 어려울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고 의심책임자’(Chief Paranoid Officer)가 돼야 한다.”

그렇다. 지금처럼 세상이 변화무쌍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자주 터지며, 단 하나의 사건으로 공든탑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상황에서는 항상 의심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통 크게’ 세상을 살다가는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민규 교수는 그의 책 <실행이 답이다>에서 이 부분에 대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최고의 경영자,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장수, 위대한 정치가는 어떤 면에서 보면 모두 지독한 겁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추진하고 있는 일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나쁜 상황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예비대책을 마련해둔다.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이건희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고, 누구보다도 용맹무쌍했던 정복자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했다. “작전을 세울 때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겁쟁이가 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험과 불리한 조건을 과장해보고 끊임없이 ‘만약에?’라는 질문을 되풀이 한다.”즉, 전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위험요인을 찾아내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전쟁에 임한다는 말이다.(<실행이 답이다> 62쪽에서)

◇ 양면적 사고 하기

승리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보통 이상의 배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상황과 일에서도 가능성을 찾아내 과감하고 용기 있게 저지른다. 그러나 그들의 내면은 상상이상으로 꼼꼼하고 세밀하다. 겁 많은 ‘새가슴’들이다.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상황까지도 상상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요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이다. 낙관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대비책을 세운다. 낙관적인 사고와 비관적인 생각을 동시에 하는 양면적 사고(Double Think)의 소유자들이다. 다만, 남들 앞에서 안 그런 척 할 뿐이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다보면 속된 말로 ‘쪼다’처럼 보일 수 있다.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는 부정적 마인드의 소유자이거나 극히 소심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철저히 대비해야 위급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직장생활을 하려면 꼼꼼하고 세밀하고 소심한 ‘쪼다적 강점’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하고 세밀히 챙기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인생에서 결정타를 맞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최고의 결과를 소망하고 기대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악의 사태를 그려보는 부정적 마인드를 발동시켜 철저히 대비해놓고 사는 자세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발 쭉 뻗고 편히 잠들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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