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손해사정업계의 특성상 소비자가 손해사정사에 가하는 압력이 ‘부탁’의 수준에 불과한 반면, 보험사의 압력은 손해사정업체와 손해사정사의 존폐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끊임없이 불거져 온 보험사와 손해사정업체 간의 뿌리 깊은 갈등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설득력 있다.
7일 손해사정업계에 따르면, 손해사정사회는 지난 1일부터 손해사정사회(이하 손사회)내에 협회 자율적 상설기구로 준법감시단을 설치·운영 중이다. 손사회는 준법감시단을 통해 손해사정관련 법규정 위반신고 등을 접수받아,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자율적으로 시정토록 요구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감독기관에 업무정보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손해사정사회 김명규 사무총장은 “최근 손해사정과 관련해 보험업법 등 관계법규 위반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준법감시단은 이에 대한 수동적·일회성 대응에서 탈피, 업권수호 차원에서 협회 자율적 상설기구로 준법감시단을 설치, 운영해 위법부당, 불공정 손해사정의 사전예방 및 근원적 문제해결을 통한 정도 손해사정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손사회는 또 준법감시단을 통해 드러난 법규 위반사례를 통계로 작성해 언론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이러한 사실을 각 보험사에 알리고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처럼 손해사정업계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그동안 보험사와 손해사정업계 간 불신이 쌓여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는 1년 단위로 손해사정업체를 다수 선정해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한다. 이 기간동안 보험사의 돈이 적게 나가도록, 즉 보험소비자에게 적은 보험금이 나가도록 손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평가한 손해사정업체는 그 다음해에 다시 재계약이 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많이 나가도록 손해를 평가한 손해사정업체는 탈락하는 구조다. 때문에 공정한 손해사정을 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과소한 손해사정을 하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게 손해사정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소비자가 선임한 손해사정사를 거부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생명보험사들이 대부분인데, 보험소비자 측이 선임한 독립손해사정사의 손해사정서의 접수 자체를 거절하는 식이다. 손해사정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자 등이 손해사정사를 선임한 경우에는 즉시 보험사에 통보하거나 선임된 손해사정사가 보험계약자 등을 대리해 통보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에 규정돼 있다”며, “따라서 생명보험사 역시 손해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손해사정사가 제출하는 손해사정서의 접수를 거절하지 못하고, 손해사정서를 접수했으면 그 즉시 보험금을 심사·지급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손해사정사 내 준법감시단 활동을 한다고 해서 업계 정화에 큰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우선 올 하반기 동안은 준법감시단 활동을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감독 당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준법감시단 활동이 소비자와 보험사·손해사정사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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