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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소비자·서민 투톱 세운 까닭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7-20 21:21

최우선과제 꼽고 대규모 순익 은행에 공적역할 주문 강수
취임 초 저축은행사태 곤욕…1백일 절치부심 행보 본격화

금감원장 소비자·서민 투톱 세운 까닭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강화와 은행 서민금융지원 확대 등 친소비자 친서민 과제를 투톱 삼은 감독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현안은 꾸준히 챙기는 동시에 “저축은행 사태 등을 거치면서 준법·윤리경영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도 높이진 상황”이라며 정책 패러다임의 축을 아예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대규모 순이익 기록이 예상되는 은행들에 대해, 배당을 자제하고 충당금을 더 쌓아서 위험 흡수율을 높여 내실을 다지라는 주문과 더불어 공적 역할을 늘리라고 연일 압박하고 나서는 등 전면에 나섰다.

권혁세 원장은 20일 아침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감사협회 조찬강연에서 “하반기에도 금융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감독과제로 삼고 감독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관행들을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7월에는 “금융회사 수수료와 금리부과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합리한 부분은 시정·철폐하는 등 새로운 제도개선 과제들을 집중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수수료·금리 금융산업 근간 재검토, 소비자 후생 강화 포석

이어 그는 서민금융 활성화와 사회공헌활동 강화에 금융계가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권 원장은 특히 “은행이 올해 많은 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회 선도층인 금융회사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일 오후 금융연구원과 함께 마련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배당보다 사회공헌과 서민금융의 공급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어 연 이틀 서민금융지원 압박에 나선 셈이다. 그는 19일 은행권을 겨낭 “주주가치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보호를 생각해야 한다”며 “사회공헌, 서민금융을 먼저 하고 배당을 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권 원장은 준법·윤리경영 정착과 금융계 거래관행과 금융시장 질서 역시 공정사회 구현을 뒷받침 하도록 지도하고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 충당금은 ↑, 배당은 ↓ 서민취약계층 향한 적극역할 압박

앞서 최근 금감원은 고정이하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미흡하다며 은행 담당임원을 질타하기도 했다. 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고 배당을 줄이라는 직접적 주문은 은행권의 긴장강도를 높이기에 충분한 소재다. 새희망홀씨 대출과 미소금융 출연,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규모를 늘리려면 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권혁세 원장의 입장은 여간 확고한 게 아니다. 그는 20일 강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의 리스크관리 강화로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공급이 오히려 위축되는 금융의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서민층에 대한 금융공급은 시장 논리에 전적으로 맡길 수 없는 시장실패 영역이므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아예 ‘서민금융활성화·사회공헌활동 강화’를 주요 정책 가운데 세 번째 항목으로 묶어버렸다.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을 통해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과 “사회선도층인 금융회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앞장서라”는 주문 사이의 교집합에는 은행의 책임론이 특히 두드러진다.

권 원장의 최근 발언을 통해 드러난 정책방향과 핵심 목표는 취임 초반에 저축은행사태가 터지면서 감독기구에 대한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됐던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 활동을 접는 대신 그는 현안은 현안대로 돌보며 절치부심한 끝에 중장기 포석 구상을 가다듬었고 취임 100일을 맞아 이달 초부터 대외활동을 본격재개한 바 있다. 미소금융 현장방문, 금융협회장 간담회 등 대회활동의 축 역시 하반기 감독정책 방향과 주요 과제와 맞물린 행보였다.

“거대한 변화가 이뤄지길 기다리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변화들을 하나씩 만들어 사회전반에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그의 생각은 “금융권에서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길 기대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하반기 이후 수수료와 금리 책정에서 여신거래 관행, 소비자 민원이 빈발하던 분야의 약관과 취급실태 등은 기존에 지목받았던 카드, 가계대출, 퇴직연금 등 3대 과당경쟁영역과 함께 몸살을 앓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이달 들어 외부접촉을 본격화 한 가운데 소비자보호강화와 금융사의 사회적책임을 부쩍 강조하면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세미나 축사 장면.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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