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근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이 2010년 29조원에서 2020년에는 192조원으로 6.6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개정안 통과 이전 예상 성장치 139조에 비해 38% 이상 증가한 규모다.
먼저 60% 이상을 사외 금융기관에 쌓도록 돼 있는 DB형(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은 적립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 2020년까지 21.8조원 추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DC형(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의 경우에는 적립금의 100%를 금융기관에 쌓는 반면, DB형은 금융기관에 적립해야 하는 최소 비율이 60%였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DB형의 적립비율이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 퇴직금 제도에서 퇴직금을 사내에 적립하면 비용으로 인정해 주던 세금 혜택이 작년 세법 개정으로 단계적 축소, 폐지된 것도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DB/DC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던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개인퇴직계좌)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55세 이전에 퇴직할 경우 IRA 계좌로 바꾸는 것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의무적으로 바뀐다. 이 같은 IRA 자동이전으로 인해 IRA 시장이 2020년까지 26.2조원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DB형 가입자가 연금액을 더 늘리기 위해 IRA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10.7조원 성장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됐다. 또 5년 후부터는 자영업자도 IRA에 가입할 수 있어 4.5조원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박준범 전략연구센터장은 “전체 퇴직연금 시장규모는 2020년에는 19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인데, 국내 평균 실질 GDP성장률 4.3%(2015년까지 평균 실질GDP 성장률, OECD)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성장세”라고 밝혔다. 보험연구원 김대환 연구위원 역시 “고령화에 따라 정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개정으로 선택폭 확대, 근로자의 수급권 보호와 재무건전성 강화, 시장질서 확립 등을 통해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기능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며 근퇴법 개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주요 내용 〉
(자료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