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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투리 투자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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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7-06 21:33

한국투자자보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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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A씨는 자투리 펀드가 청산될 것이라는 내용의 신문 기사를 읽었다. 후다닥 작년에 가입한 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를 살펴본 후, 자신이 바로 자투리 펀드 투자자라는 것을 알고 너무 불쾌했다. 판매직원은 분명 신생 펀드지만 투자해볼만 하다며 추천했는데 청산될지도 모른다니! 가입 당시와 비교해 펀드규모가 거의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그동안 별도의 통보나 환매 권유 한번 없었던 판매회사가 원망스러웠다.

1. 자투리 펀드, 청산되나?

2011년 6월 말 현재 100억 미만의 공모펀드의 개수는 2,257개로 전체 공모펀드수의 59.6%를 차지하는데 반해 설정액은 5조 6,445억원으로 약 2.97%로 3%에도 못 미쳐 투자자의 펀드 선택만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설정액에 비해 펀드 수가 지나치게 많아 자산운용사의 역량을 분산시켜 금융시장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펀드 규모와 수익은 일정 규모까지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펀드의 영세성이 실적에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작년 6월부터 소규모 펀드를 공시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투리 펀드를 견제해오다가 올해 들어 더 강력한 제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운용전략상 소규모일 수밖에 없는 테마펀드나 설정 초기인 퇴직연금펀드까지 자투리 펀드로 몰아 청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주문은 일괄 청산이 아닌 소기의 목적 달성이다. 펀드 특성상 청산이 불가능하거나 불필요한 것은 각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배제하면 될 것이다. 약간의 부작용은 있겠지만 시장의 신뢰도 제고 및 운용사 역량 집중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이익 증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 본질적 문제, 판매회사의 추천·관리서비스

진짜 문제는 자투리 펀드의 난립이 우리나라 판매시장의 무분별한 판매 실태를 나타내는 현상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자산운용사가 내부적인 이윤 동기에 의해 유사한 신상품을 쏟아냈다 하더라도 판매회사가 상품 간 비교를 통해 제대로 추천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차별성 없는 유사상품이 이렇게 범람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일한 유형의 펀드라도 규모나 운용역량 면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펀드는 있게 마련인데 판매회사가 추천 단계에서 이런 사실을 명확하게 알렸다면 소규모펀드에 가입할 투자자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또한 판매회사가 정기적으로 운용규모 및 수익률 등을 분석해 펀드 전환이나 환매 권유 등 적극적인 사후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1년이 지나도록 동일 유형의 펀드와 비교해 지지부진한 자투리펀드에 남아 전전긍긍할 투자자는 별로 없기에 경쟁력 없는 펀드는 자연스럽게 도태되었을 것이다. 결국 판매회사의 미흡한 추천·관리 서비스가 경쟁력 없는 펀드의 퇴출을 막고 있는 셈이다

3. 자투리 펀드 양산을 막는 방법

(1) 판매회사 단계에서의 자투리펀드 정보 공시

작년 4월 금융위와 금융투자협회는 ‘펀드규모의 적정화’라는 기치 아래 소규모펀드와 일반 펀드의 수익률 및 비용 등을 비교 공시하는 방안을 마련한바 있다. 설정일로부터 1년이 경과해도 설정 원본이 50억원 미만인 공모·추가형펀드를 자산운용사별로 협회에 공시하고 있으나 별 효과가 없는 실정이다. 이는 해당 공시가 판매회사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의 ‘펀드투자자 조사(2010)’에 의하면 투자자는 펀드를 선택하고 판매회사를 선택(35%)하기보다 먼저 판매회사를 정하고 펀드를 선택(65%)하는 경향이 있고, 펀드투자의 직접적인 계기로 ‘판매직원의 적극적인 권유(38.3%)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투자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촉진하기 위해 상품별, 운용사별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투자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상품을 취급하는 판매회사를 걸러낼 수 있도록 판매회사별로 자투리 펀드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면 어떨까? 자투리 펀드의 규모와 비중을 판매회사별로 공시하고 이를 타 회사와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정보 형태를 바꾸는 방안 말이다.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쉽게 투자자금을 유치하려거나 미흡한 사후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판매회사를 금방 구분해낼 수 있다. 시장의 평판의 무서움을 알아야 판매회사도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2)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 및 활용도 제고

그러나 아무리 잘 만든 정보도 투자자에게 전달되지 못하거나 그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우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우편으로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자산운용보고서도 이해하기 어려워 읽지 않는 투자자들이 많은 실정임(49.6%, 펀드투자자 조사 2010)을 감안할 때 좀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올해 4월 한국금융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인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상품 정보제공의 개선방향 : 비교공시를 중심으로’는 업권과 독립적인 공적 기관이 비교공시를 통합 관리할 것을 제안하고 상품 선택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는 주요 항목만을 추려서 요약할 것을 당부하였다. 이 같은 제안은 투자자 활용도면에서 상당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요 선택 기준을 추려내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겠지만 정보의 과잉이 불러오는 부작용을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2) 전문기관의 펀드추천·관리서비스 감시·비교

투자자가 판매회사로부터 더 좋은 상품을 추천받고 지속적인 관리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한 적합성 원칙 이상의 서비스가 필요하다. 자본시장법은 부적합한 펀드를 추천하면 안 된다는 소극적인 형태의 의무를 부과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판매회사가 동일 유형의 펀드 중 자투리 펀드나 최악의 펀드를 추천했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다툴 수 없다. 따라서 고객 유치 및 유지를 위한 판매회사 간의 경쟁을 통해 서비스 수준이 제고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금융투자상품은 물론 상담이나 사후관리서비스 등을 투자자가 직접 비교·선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제3의 전문기관이 투자자들을 대신해 판매회사를 지속적으로 비교·감시함으로써 판매회사가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썩은 물을 뽑아내도 오물이 계속 유입되면 강물은 깨끗해지지 않는다. 자투리 펀드 난립이라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적 청산이라는 칼날과 더불어 선제적으로 판매회사가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영업하는, 다시 말해서 투자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판매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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