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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속 순항 기업은행, ‘2만원’ 늪 또 빠지나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6-22 21:49

정부 블록딜 소식에 주가 곤두박질, 해묵은 악몽 재연?
중소기업금융 지배력 최고조+개인고객 확대 실적은 봄날

이번엔 기업은행이 돌발 이슈 희생양인가. 또한, 마의 2만원 모래 늪에 기업은행 환골탈태가 다시 무릎 째 잠기는 것 아닌가를 놓고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모든 은행들이 중소기업 자금공급에 손을 놓고 있을 때 우량기업 중심으로 자금공급을 오히려 확대하고 올해 역시 순조롭게 중소기업 대출 증가에다 개인고객 기반확대까지 순풍에 돛 달았다. 덕분에 다른 은행들이 부동산PF와 저축은행 부실 관련 악재에 시달리는 가운데 연속적인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됐던 유일한 은행이었는데 적어도 주식시장에서 상승세엔 먹구름이 등장한 셈이다.

◇ 정부 지분매각 수요조사 돌출에 상황 급변

상황은 이랬다. 기획재정부가 21일 저녁 기업은행 지분 가운데 일부를 팔기 위해 수요조사에 나섰고 순식간에 22일 주식시장에선 이 은행 주가만 유독 2050원, 9.98%나 급락했다. 이같은 낙폭은 다른 은행권 상장사인 KB금융과 하나금융의 1.3~1.4%대 하락 폭의 5배를 넘는다. 시장에 알려진 바로는 정부의 시간외 블록 딜을 위한 ‘수요조사’는 매우 구체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지분은 모두 8.4%, 4580만주 안팎이며 현재 보유지분 65.1% 중 우선 매각 대상 약 15% 중 절반 조금 넘게 팔려고 한다는 계획이 전해졌다. 얼마의 가격에 팔려고 하는지와 관련 0~4%라는 할인율도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종가 2만550원 기준이면 1만 9700원 안팎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까지 전달한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날 단연코 돋보였던 주가 낙폭이 상징한다. 주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많은 물량이 매물로 나올 것이 예상되는 ‘오버 행’ 이슈에 빠져 들기 마련이어서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세 모멘텀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08년 금융위기 전에도 그랬듯이 주가가 2만원만 넘어서면 정부 지분 매각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다른 은행권 종목 주가 수준보다 낮은 채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선전 거듭, 치솟은 기업가치 견줘보면 몸값 저평가

지금껏 기업은행 가치에 비해 시장이 쳐주었던 몸값은 너무 낮다는 지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다수의 시장전문가들은 올해 기업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2조원 안팎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 상반기에 부동산PF 등에 고생하고 하반기엔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악영향에 훨씬 더 민감하게 노출될 때에도 중소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은 상대적 순항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최근 2분기 기업은행의 자회사 연결기준 순이익 규모 추정치를 놓고 “1분기에 이어 5000억원 안팎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기업은행의 이익창출력은 중소기업금융분야 전략 차별화에 성공한 데 이어 자금조달 다변화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기업은행이 최근 정무위원회에 낸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 중소기업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7조 6000억원 순증했다. 이 기간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 대출 순증 폭은 19조 3000억원으로 순증 규모 차지 비중이 91.2%에 이른다.

여기다 올해 자금공급 역시 빠른 속도로 집행 중이다. 지난 4월 말 현재 공급 목표 28조원의 45.4%인 12조 7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조준희 행장은 “중소기업금융시장의 유동성 공급수준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통해 필요시 자금운용계획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출 증가와 더불어 기업은행은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 후 결과에 따른 기업별 맞춤형 구조조정을 펴는 등 부실화 차단에 몰두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월 12일 개인고객 1000만 돌파를 조기 달성한 것을 발판 삼아 시장선도형 예적금 상품과 카드 신상품 등을 앞세워 개인고객 기반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어 실적은 꾸준한 상승곡선이 예상되고 있다.

             〈 기은, 은행권 중소기업대출 순증 비교 〉
                                                    (단위 : 조원(점유비 %))
(자료: 기업은행)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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