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업황 부진으로 펀드시장이 살얼음을 걷는 가운데, 외국계 운용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강화 보폭에 힘을 싣고 있다.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해외펀드들이 비과세 일몰과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조정으로 주춤해지자, 각 운용사들의 특색 있는 전략과 신상품 런칭으로 투심을 사로잡으려는 일환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달 들어 SEI에셋, JP모간,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등 조용한 행보로 명성 높던 외국계독립운용사들이 대외 행사 등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인 것.
특히 지난 1999년 진출후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는 처음으로 개최한 SEI에셋자산운용은 존 라우 아시아 총괄 책임자를 초청해 조만간 MOM전략의 공모펀드를 런칭 할 속내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 회사 마케팅담당 김원일 상무는 “당 사의 대표주식형펀드인 고배당펀드가 히트친 2002년에서 2006년까지는 외부 언론과 접촉이 많았지만, 최근엔 그럴만한 사정이 여의치 못한게 사실이었다”며 “그러나 향후 선보일 MOM구조의 장점과 회사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개최했고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소득이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계운용사중 성과와 수탁고 측면에서 가장 선방한 JP모간자산운용도 지난 9일 전세게 부동산 리츠에 투자하는 ‘JP모간글로벌부동산자산투자신탁(리츠-재간접형)’을 신규출시하고, 제프루이스 투자서비스 부문 대표를 초청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또한 지난해 외국계운용사임에도 불구, 압축전략 국내주식형 ‘FT포커스펀드’로 제2전성기를 맞은 프랭클린템플턴투신도 지난 10일 제주도에서 미디어워크숍을 개최하고 하반기 증시전망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 전용배 대표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1년째를 맞는데, 당시 7조원을 육박하던 펀드 수탁고가 현재 9조원을 넘어선 상태”라며 “어려운 업황에도 당사의 확고한 장기투자 철학 이념과 한국시장 니즈에 맞는 현지화 영업 전략이 시너지를 발휘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은퇴자들의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각광중인 월지급펀드 인기로 수탁고가 대폭 증가한 얼라이언스번스틴운용도 오는 22일 캐서린우드 테마주포트폴리오 운용 최고책임자(CIO)를초청하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선 향후 유망한 테마투자 및 미래유망산업 전망이 논의될 전망인 것.
한편, 이같은 외국계운용사들의 현지 매니저 초청과 신규 상품 런칭 등 공격적인 마케팅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한 외국계 운용사 대표는 “독립계 운용사들은 그 어느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앞서 언급한 운용사들은 발군의 실력으로 펀드시장 진검승부에서 살아남은 저력을 보이고 있다”며 “결국 향후 마케팅에 직결한 펀드 판매는 생존이 걸려 있는데다, 하반기 개막 시즌을 맞아 공교롭게 마케팅 행사가 겹쳐진 측면도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