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통위는 10일 오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처음으로 근원소비자물가 상승 사실을 언급했다. 결정문에는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그동안 유가 및 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가공식품가격, 개인서비스요금 등에 파급되면서 3%대 중반으로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 직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물가 전망을 놓고 “하반기 공공요금이 어느쪽으로 도입되느냐가 관건이고 유가 등 예상치 못한 공급쪽 요인의 변수가 있다”고 살폈다. 물가 지표 안정화 장담은커녕 상승세 지속가능성을 의식한 것이 이번 금리 인상에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유추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뛰었다. 올해 내내 한은의 허용범위보다 높은 수준을 내달렸다. 석유류 물가가 좀체 꺾이지 않고 가공식품과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고개를 치켜들면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물가 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로 올 들어 상승세가 지속됐다.
통화정책 향방과 관련 금통위는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기조가 확고히 유지되도록 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두고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성장 지속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물가안정기조를 확고히 하겠다는 쪽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할 만한 대목이다. 비록 김중수 총재는 한은의 공식 물가 전망이 물가안정 목표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는 등 하반기 물가안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 꼽았던 핵심변수를 감안하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세 유지가능성이 오히려 우려스러운 모습이다.
또한 이번 금리 인상조치는 시장 예측과 어긋난 것이었고 10일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오르다 말고 되레 떨어지면서 7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귀결됐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75포인트 내린 2046.67로 주저앉았다. 금리인상 결정 소식에 장중 하락 반전한 끝에 120일 이동평균선(2072) 아래로 떨어지며 충격파의 강도를 가늠케 했다. 뉴욕증시가 미국 무역수지 적자 감소에 힘입어 7거래일 만에 반등했던 호재성 해외 흐름은 금리인상 결정의 충격파에 소멸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정책금리 정상화가 더욱 꾸준히 진행되고 연말 기준금리가 3%대 후반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삼성증권 허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심지어 “내년까지 정책금리 정상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