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으로서 이자마진을 높이기 어려운 처지인 가운데 순이자마진(NIM)이 지난 해보다 후퇴했지만 순수 영업이익 창출력을 엿보기 적당한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 규모가 1조원 가까이 육박했다.
◇ 총자산 190조원 임박 총대출 120조원 돌파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선제적 여신 확대 정책을 폈던 효과가 시간차를 두고 효자노릇 하고 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다른 은행들이 몸을 사릴 때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를 홀로 도맡았다.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기은의 관련 대출 순증액은 17조 6000억원으로 이 기간 은행권 순증액 19조 3000억원의 91%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 1분기 동안 1조 6000억원 늘리는 데 그쳤지만 선제적 대출확대 정책 덕분에 시장점융율 20.8%로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가계대출 역시 지난해 3월 말 20조 7000억원에서 올해 같은 때 24조 4000억으로 17.87% 늘렸다. 총대출은 121조 4000억원으로 1년 새 7.15% 늘었다. 총대출은 120조원을 돌파했고 총자산은 188조 4000억원으로 1년 새 21조 2000억원이나 불리며 190조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 NIM 1년 전보다 0.1%p 하락 불구 충전이익 사상최대
비록 1분기 NIM이 2.68%로 지난해 1분기 2.78%보다 0.1%포인트나 줄어들었지만 이자수익 자산을 크게 늘려 놓은 덕에 충전이익 규모를 9593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충전이익은 이자부문이익과 비이자부문이익을 합한 수치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것으로 전체 영업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6%대 증가율을 보였고 관리비는 자산 증가에 불구하고 1.48% 늘어난 3555억원으로 제어했다. 수익대비 관리비용률은 24.08%로 은행권 최저 수준의 경비효율성을 일궜다.
이처럼 수익이 늘고 관리비 증가는 최대한 억제한 데다 충당금 적립부담은 지난해 1분기 3940억원에서 29476억원으로 25.23%나 줄었다. 벌이는 늘고 충당금으로 재어 둬야 하는 부담이 줄면서 분기별 사상최대 순익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 “건전성 개선추세”에 기본자본 규모도 커져
충당금 부담 뿐 아니라 건전성 지표 전반에 걸쳐 개선이 이뤄졌다고 은행 쪽에선 주장한다. 부실채권비율을 재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월 말 현재 2.26%로 지난해 같은 때 1.44%보다 0.82%포인트나 높지만 지난해 4분기 0.12%포인트 줄었다.
또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전체 수치가 12.20%로 지난해 1분기 12.25%나 지난 4분기 12.54%보다 낮아졌지만 보완자본이 줄어든 것이어서 오히려 건실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은행이 지닌 자본력은 국제적으로 기본자본(Tier1)의 크기를 더 중시한다. 기은의 기본자본은 2009년 말 9조1220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말 10조 2090억원으로 늘어난 뒤 올해 3월 말 10조 3670억원으로 다시 소폭 늘었다.
〈 기업은행 1분기 수익성·건전성 지표 〉
(단위 : 억원, %, %p)
(자료: 기업은행 / 2010년 수치는 구 회계기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