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가 2008년 중소조선사들에 대해 RG보험(선수금환급보증보험)을 지원해 8877억원의 보험사고가 일어났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무역보험공사는 2008년 5월 자본잠식 상태인 SLS조선에 대한 RG보험 인수 한도를 6억달러로 정하고 27척의 보험을 인수했으나, 이 중 16척에서 기한 내 인도를 하지 못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해 494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지난 3일 감사원이 발표했다. 공사는 또 같은 해 11월에도 선박 2척에서 보험사고가 발생해 893억원의 추가 손실을 봤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부실심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유창무 사장과 조환익 전 사장에 대한 경영책임을 묻도록 정부에 통보했다.
한편 보험사들도 지난 2008년 RG보험을 받았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당시 C&중공업(메리츠화재), 녹봉조선(동부화재), 진세조선(메리츠화재, 흥국화재, 한화손해보험) 등에 구조조정 중단에 따른 건조불능 등으로 연쇄적으로 경영위기를 맞으면서 보험사들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사 등 민간에서 받지 않는 물건이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오는 것”이라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부실한 물건들을 공적인 목적으로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9년 RG사태를 겪은 보험사들의 경우 그나마 재보험 가입비율이 높아 손실규모를 줄일 수 있었지만, 무역보험공사는 재보험에도 전혀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8877억원의 손실을 모두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공적 성격의 보험기관은 재보험에 출재하지 않는다”며, “이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구상권을 가져가기 때문에 상당부분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태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조선업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RG사태이후 RG요율이 두 배 가까이 올랐는데, 과거 선박 계약금액의 0.3% 수준이던 대형 조선사들은 RG보험 요율이 0.4~0.5%포인트, 0.5% 수준이던 중소사들은 올 들어 1%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RG사태이후 RG보험 인수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여서, 공보험에서까지 압박이 들어갈 경우 중소조선사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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