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김헌수 교수와 상명대 김재현 교수는 손해보험협회지 2월호에 발표한 ‘자동차보험경미사고 모럴해저드 분석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객관적 증거없이 의사의 소견만으로 상해등급이나 입원이 결정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손해보험사 내부에 상해나 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또 “개별손보사 또는 보험업계에서 의료사정사와 같은 자격증 제도 등을 도입해 상해진단 및 치료에 대한 전문인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도덕적해이가 적은 이유로 일본 손보업계의 적극적인 대응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손보사들은 병원이 불필요하게 환자를 입원시킬 경우 강하게 항의해왔고 필요시 병원에 대한 소송도 불사했다. 또한 손보업계에서 과잉진료로 알려진 병원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정보를 공유해 소위 ‘중점의료기관대책’이라는 것을 만들어 공동 대처했다.
또한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손보사 보상인력들이 의료단가, 입원률 치료기간 등 통계를 가지고 문제병원을 방문해 입원의 필요성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강력한 대응으로 인해 1984년 4800억엔에 달했던 만성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교통사고로 인한 입원율은 2008년기준 6%대로 우리나라의 10분의 1수준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또 “손보사들은 정교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부당한 보험금 편취를 최대한 적발해야 한다”며 “DB를 이용해 보험사기 연류 의료기관을 대거 적발한 해외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독일처럼 객관적인 생체공학 기준과 일관된 진료비 심사체계를 마련해 회사 내부에 상해나 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갖추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보험사의 경우 충돌당시 속도나 충돌 형태, 피해자의 탑승위치 등에 따라 일정 수준 이하의 위험도일 경우 경추상해 등에 대해 면책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손보사들의 상품개발과 언더라이팅, 보상 업무가 영업논리에 매몰돼서는 안된다”며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입원일당 상품보다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소득상실보험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