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 바다에서 거친 물결 위로
비늘처럼 번쩍이는 거대한 황금빛 너울을 거느리고
서서히 솟아 오른다
어제의 해가 아니다
아무도 살아보지 못한 미지의 2011년을
빈부귀천 남녀노소 차별 없이
신실信實하게 한 해를 밝혀 줄
소망의 불덩어리
구름 낀 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바람 부는 날
풍진風塵 세상 어느 때나
구름 너머 해는 변함없이 빛나고 있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로 떠오른다
다시 은총으로 주어진
2011년 신묘년辛卯年의 365일
아직 우리의 경주가 끝나지 않았기에
어제의 실패는 실패가 아님을 증언하며
신묘년에는 신묘神妙하게 모든 일이 풀리리라는
새로운 기대감으로
또 한 해를 온 가슴으로 맞이하게 한다
해가 솟는다
때로는 별주부전의 지혜로운 토끼처럼
때로는 계수나무 방아 찧는 달 속의 토끼처럼
때로는 호랑이를 골려 주는 민화 속의 토끼처럼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번식하고 번영하는 토끼처럼
그렇게 한 해를 살라고 한다
그렇게 새 해를 열라고 한다
2011년 신묘년의 새 해가 솟는다
■ 권택명 약력
쪾 1974년 박목월 시인이 발간하는 월간 시 잡지 <심상心象>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데뷔.
쪾 시집으로 <사랑·이후><그림자가 있는 빈터><영원 그 너머로><첼로를 들으며><예루살렘의 노을>이 있으며, <한국현대시3인집ㅡ구상·김남조·김광림> 등 5권의 일·한, 한·일 번역서가 있음
쪾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 교류위원장 역임 후 현재 심의위원
쪾 외환은행 강남영업본부장을 거쳐 현재 외환은행나눔재단 상근이사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