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수익구조가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불과 2년전만해도 증시가 랠리를 펼치면 브로커리지부문의 수익이 좋았다. 토러스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나타난 2번의 유동성랠리에서 ‘지수상승=브로커리지 호조세’ 법칙이 성립됐다. 대세상승장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호조로 개인들의 주식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위기 직후 1차랠리를 펼친 지난 2008년 3분기(9~12월) 브로커리지 수익증가율은 13.8%를 기록한 반면 IB와 자산관리(금융상품 및 랩 판매)수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500p를 돌파한 2차 랠리시기인 2009년 1분기(4월~6월)증가율은 76.1%로 급증했으나 IB, 자산관리 수익 증가율은 각각 46.1%와 25%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요즘은 이같은 불패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엔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뚫어도 이 브로커리지 부문이 기대만큼 신통치않다. 이는 브로커리지의 바로미터인 개인의 일거래대금이 증시호조세에도 감소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 지표는 지난해초 7조5000억원을 정점으로 올해 5조원대로 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7일 1900p를 돌파하며 2000p를 향한 시동을 걸었으나 지난 6주동안 거래대금은 4조~7조원 사이에서 변동성만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패공식’ 무너진 이유는 개인들의 투자여력의 축소를 꼽는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그 원인에 대해 “전세가격 상승으로 여유자금의 대부분을 전세자금 마련에 투입하고 있어 가계의 Cash flow 상황을 악화됐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자금여력이 줄어 직접투자에 나서기가 형편이 녹록치않다는 것이다. 지수가 올라도 개인들의 증시로 ‘러시현상’를 기대하기에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랠리가 펼쳐지더라도 브로커리지에 올인한 경우보다 자산관리, IB 등으로 수익원 다각화를 꾀한 증권사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토러스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2008년부터 펀드환매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전체 자산관리(금융상품+랩)수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앞으로 유동성 장세로 지수가 오르더라도 ‘브로커리지+자산관리’에 강한 증권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서영수 연구원은 시장구도에 대해서도 “위험금융자산의 수요 증가로 증권사 형태의 PB가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증권 등 일부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시장과점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