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실적시즌이 막이 올랐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7일 2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등도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2분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순이익은 737억원으로 전기대비 184.9%, 전년동기대비 34.4% 늘었다.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크게 늘어난데다 하이닉스와 관련된 보유주식 처분수익 132억원, 블록딜 수익 24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1분기보다 이익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2분기 세전이익의 경우 삼성증권 868억원(분기대비 +9.7%), 대우증권 1,241억원( +30.4%) 현대증권 788억원( +58.1%), 대신증권 494억원(+72.3%)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기대 밖으로 이익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익의 질도 개선됐다는 것에 대해선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비중을 늘리고 사업을 강화하는 채권의 경우 금리변화에 따라 손익이 널뛰기해 실적이 외부요인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동부증권 신동준 채권애널리스트는 “채권운용의 경우 CMA에 관련된 RP와 자기매매로 나눠진다”며 “외부금리변동에 노출된 RP 쪽은 금리가 오르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점을 감안하면 리스크테이킹이나 고유매매 등 이익의 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도 “예상과 달리 금리가 동결되며 채권보유비중이 큰 증권사들이 수혜를 입었다”며 “채권평가익을 제외하면 실적은 평이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풍에 영향을 덜받는 자산관리 등 수익원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채권보유비중이 늘고 종류도 다양하지만 채권시장의 금리변동성이 높아 실적이 경기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황”이라며 “결국 채권 외에 자산관리, 브로커리지, IB 등 균형된 수익원 마련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연구위원도 “증권사가 자본시장 가격변동위험 노출된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하지만 증권사의 비즈니스모델이 한쪽에 몰렸으면 특정시장이 전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사업포트폴리오의 분산과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