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로 인해 국민은행은 장애 발생시간 동안 인터넷 뱅킹과 폰뱅킹, 자동화기기(ATM) 등은 물론 창구거래를 통한 입·출금 업무 등 모든 은행 업무가 마비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말이 끝난 월말이다 보니 거래가 집중돼 분산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오후 1시께 시스템이 복구돼 모든 거래가 정상 가동됐다"고 밝혔다.
월말과 분기말이 겹치는 6월 말에는 평상시보다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평소 가동하던 기기보다 많은 시스템을 가동해 이른바 `분산처리`를 한다. 이 과정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는 것이 은행 측 설명이다.
전산망 장애로 모든 은행 업무가 마비되자 고객들은 2시간 30여 분 동안 모든 은행 업무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 계좌이체를 하려던 김모씨(28)는 "지난 2월에 전산장애 때문에 애를 먹은 적이 있는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정확성이 생명인 은행에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환율 변동에 민감한 수·출입 업체들도 이날 2시간이 넘도록 불안에 떨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일부 기업금융 지점에서는 수·출입 업체 고객들이 찾아와 불만을 호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고 직후 은행 측의 성의 없는 대응도 비난을 샀다. 이날 여의도지점을 찾은 한 고객은 "다급한 사정으로 은행을 찾은 고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만 달랑 해 놓고 기다려 달라는 것이 1등 은행의 태도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영업점 창구 직원들은 본점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다는 공지만 전달받아 고객들에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망 정상화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2월 16일 차세대 전산시스템인 `마이스타`(My Star)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 수차례 전산 시스템 마비를 일으켰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전산장애는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기간에 발생될 수 있었던 문제점들이며 이번 건은 차세대 시스템과 관계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자 기자 shmoo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