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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5년만에 순매수 ‘롤러코스터’

배동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12-13 20:52

올 국내 증시 수급 불균형 우려 심화

외국인 5년만에 순매수 ‘롤러코스터’
두바이 이어 유럽지역 불안심리 경계

완전 개방 금융시장 쏠림현상 반복 우려

2009 증시는 외국인들의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순매수에 힘입어 개인과 기관의 수급공백을 메우며 한때 1700선 위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4년간 연속 대거 순매도를 보이며 ‘셀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의 이같은 전격적인 순매수 전환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서도 11월까지 무려 30조원이 넘는 주식 순매수와 여기에 채권 순매수까지 합치면 무려 80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입됐다.

달러화 약세 추세 등으로 당분간 이같은 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증시하락의 버팀목으로서의 외국인 순매수는 수급상 긍정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대규모 순매도와 순매수가 밀물과 썰물 보듯 격변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물론 위기국면에서의 빠른 회복과 튼튼한 펀더멘털에 기초한 저가메리트 부각에 따른 측면도 강하지만, 둘쭉날쭉한 천수답식 롤러코스터 수급패턴은 대외의존적인 한국경제의 구조만큼 금융시스템에 대한 취약한 불안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 움직임 속에서 최근 두바이월드 사태가 터지자 불안감이 극도로 증폭된 점은 1년여전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겪었던 대혼선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두바이발 불안감은 이내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처럼 가슴을 쓸어내린 데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마치 트라우마처럼 뇌리에 남아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주요 아시아 이머징마켓 7개국중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여섯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는 점은 국내 증시의 재평가라는 측면과 함께 그만큼 유출입이 쉬운 시장 구조를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인도,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올 들어 주식시장 순매수 규모는 모두 520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중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29억달러로 이들 전체의 43.94%를 차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환율 움직임 등 재정차익거래에 따른 유입 외에도 빠른 경기회복과 건실한 펀더멘털,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위 향상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 이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한때 주춤했던 외국인의 순매수도 12월 들어서도 지난 9일 870억원 순매도를 제외하면 연이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교보증권 황빈아 연구원은 이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정책적으로 풀었던 글로벌 초과 유동성이 다소 낮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미국, 유럽연합, 중국의 GDP대비 통화량은 증가 추세에 있다”며 “이런 가운데 투자대상 가운데 이머징시장, 그중에서도 가격 메리트를 갖고 있는 국내 증시의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MSCI Korea의 PER과 PBR이 각각 9.7배, 1.3배로 러시아 다음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성장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에게 어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외국인의 대거 ‘바이코리아’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높아가고 있다.

지난 4년간 순매도 기조를 이어오면서 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과 금융위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시장은 외국인의 금고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이처럼 IMF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개방된 우리 시장과 높은 대외의존도 등에 따른 잠재불안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혹은 지난해 분기마다 흘러나오던 각종 위기설의 근원이 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두바이사태 이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의 신용등급 하향이 이어지고 있고,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도 추가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경계감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올초 동유럽발 위기와 최근 상황이 유사해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지만 달러화의 흐름이 당시와는 차이가 있어 글로벌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추이에 대한 경계심리는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그리스, 두바이사태 등이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금리의 급등 추세가 아직은 지속되고 있다”며 “재정수지 악화 우려 등이 단기적인 이슈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 구조에서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는 우리 외환시장에서 급변동하는 환율변동성에 따라 경제 전반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특히 “급격한 원화 약세시에 키코(KIKO) 등 파생외환손실과 수입물가 급등의 문제가 불거지고, 가파른 강세시에는 기업의 채산성 악화 및 수출경쟁력 약화, 경상수지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자금의 대규모 유입도 대규모 유출에 따른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며 “시장이 완벽하게 개방된 곳에서 외국인 자금은 언제든 쉽게 발을 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들어 금융시장의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금융당국도 위기극복과 그 이후를 조망하며, 최우선적으로 외화자산 부문의 건전성을 집중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1년전 외화수급의 미스매치를 떠올리며 단기차입 비중의 상한을 제한하고, 향후 추이를 보면서 추가 규제를 내놓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주식 및 외환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외국인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완벽한 해결책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높은 외환보유액과 자산건전성에도 불구하고, 쉽게 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결국 최근 두바이발 악재가 터지면서 시장이 급전직하하자 미국과 유럽계 자금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 역시 이같은 상황과 크게 달리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완전개방에 따른 취약해진 시장방어 시스템이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한 때 24%선까지 낮아졌던 외국인 시총대비 보유비중이 다시 30%위로 높아진 상황이다. 일본 주식시장의 외국계 비중이 18%에 그치고 있는 점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중국도 최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후 위안화 절상문제가 부각됐지만, 여전히 자본을 통제하는 정책을 일관하고 있다.

정 수석연구원은 “금융부문에서 주식시장의 높은 외국인 비중과 높은 단기외채 비중, 실물부문의 대외의존도 등의 구조 속에서 달러화 위주의 결제통화, 취약한 외환시장 등은 원화환율의 쏠림현상을 반복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시장조성자 육성 등 시장인프라를 개선하고, 외환보유액의 점진적 증대, 외환건전성 관리, 핫머니에 대한 감독강화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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