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신학용 의원(민주당)은 지난 13일 “금융당국이 금융중심지 육성을 위해 금융중심지 지원센터를 개소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정작 금융중심지 내 글로벌 금융기업 유치 실적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정무위 예산심사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제시하며 “금융중심지 육성은 외국 경쟁지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 예산심사에서 관련 예산 전반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 경제부처들은 툭하면 장밋빛 청사진만 발표하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외국 금융사들의 평가”라며 “정부가 말로만 금융중심지를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실상은 총체적 무능만을 보여줬을 뿐 전혀 의지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금융중심지 지원센터 개소 이후 지난 10월까지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에 새로 입주한 외국계 글로벌 금융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종로나 강남 등에 입주한 회사는 5개이지만, 이같은 현실이 외국금융회사들에게 전혀 메리트를 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증권업계와 폭넓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신은만국증권이 여의도에 사무소를 내고, 여의도 국제금융센터(SIFC)에 딜로이트 컨설팅이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신은만국증권은 글로벌 금융회사도 아니고, 영업점도 아닌 사무소에 불과한데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원래 여의도에 있던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정부 관계자들의 미온적인 태도와 금융중심지 관련 해외 여부의 낭비를 주장하며 질타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 1년간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당연직 위원인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차관과 수출입은행장, 한은 총재 등이 회의에 한번도 직접 참석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4월말 추진위 구성 이후 모두 5차례의 회의가 열렸으나 이중 3차례는 서면회의였고, 실제 회의에서 불참 내지 대리참석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추진위가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집행율도 지난해 23%와 올해 18.6%에 불과한데다 집행내역을 보면, 예산 편성상 국외 출장 방문도시 등이 관례적으로 다수 반복 편성됐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중심지 추진을 위해 아시아 및 유럽 등지의 경쟁국가 탐방 등의 예산편성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방미 수행과 WTO DDA 및 한-EU FTA협상, 한중 금융당국 회담 등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국제금융컨퍼런스에서 “금융중심지 육성 후발주자인 만큼 우리나라는 선발주자들의 취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참고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이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배동호 기자 dhb@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