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와 전통적 가족제도 해체 등에 따른 장기간병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인구고령화가 21세기 최대 과제로 부각되는 추세에 맞춰 보험사들이 고액의 보험료와 까다로운 보험금 지급조건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당해 판매를 중지했던 장기간병보험을 리모델링해 속속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 실패한 마케팅…2~3년만에 판매 중지
장기간병보험은 90년대 초 삼성생명이 ‘개호보험’으로 첫선을 보였다. 그뒤 2003년 개호보험을 개량한 간병보험을 재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그러나, 치매에 걸렸을 경우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다보니 보험료가 월 20~30만원대의 고가가 됐다. 특히, 치매의 판정기준이 애매해 역선택 등의 문제로 지급사유 제한이 많았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치매의 경우 정신상태에 따라 판정을 받게 되는데 계약자들은 기억력이 떨어지는등 작은 이상증상만 보여도 치매로 보상을 받기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시일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고액의 보험료와 까다로운 지급조건으로 간병보험은 시장에서 외면당해 생보사들도 판매를 중단했었다.
삼성생명은 2003년 출시했다가 2006년 6월판매를 중단했다. 교보생명 ‘교보다사랑장기간병보험’도 2003년 출시했다가 2005년 3월 판매를 중지 했으며 대한생명도 2005년 4월 출시했다가 1년여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 일반상품과 결합 재도약
생보사들은 최근 불고 있는 보장성 강화추세와 더불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신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은퇴시장을 겨냥해 종신이나 연금보험에 간병보험을 결합한 퓨전상품형태로 다시 판매에 나서고 있다.
대한생명이 ‘대한유니버셜LTC종신보험’을 선보인 이후 교보생명의 ‘실버케어보험’, 동양생명의 ‘수호천사더블업LTC연금보험’, 신한생명 ‘아름다운노후보험’, 흥국생명의 ‘프리미엄플러스UL종신보험’ 등이 연이어 출시됐다.
장기간병보험의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인질환 발병율이 점차 늘고 있는 데 치매의 경우 2000년 27만8000명(8.2%)에서 2005년 36만4000명(8.3%)으로 늘어나고, 2020년에는 70만3890명(9.0%)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또한 생보협회의 ‘제12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에서도 향후 가입하고 싶은 보험 상품은 연금보험이 34.9%, 실손의료보험 28.7%, 장기간병보험 26.7% 등으로 빠른 고령화 진행에 대비하는 상품에 보험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치매환자에 대한 간병이 어렵고, 유료요양시설은 월 100만원 이상의 이용료 때문에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생보사들은 이러한 점 때문에 종신이나 연금보험에 연동을 시킨 상태지만, 여전히 보험료에 대한 부담은 크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화에 맞춰 종신이나 연금등에 결합한 상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비용면에서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니 만큼 저가형 간병보험 개발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