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실련은 23일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제휴 마일리지의 문제점과 고발 취지를 밝혔다.
항공 마일리지는 항공사가 소비자의 항공 서비스 이용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탑승 마일리지’와 제휴사가 자사 상품을 구매한 대가로 고객에게 지급하는 ‘제휴 마일리지’로 구분된다.
이 중 ‘제휴 마일리지’는 항공사가 신용카드, 이동통신회사, 은행, 택배사 등과 연계해 지난 2007년도 기준 가입회원이 26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권해수 위원장은 “대한항공은 신용카드사 등 54개 제휴 사업자에게 마일리지 적립 대가로 연간 1300억 원에 이르는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보너스 항공권을 청구했을 때 약관을 근거로 거절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소비자가 마일리지를 적립한 날부터 무조건 5년이 지나면 마일리지가 소멸되는 조항도 민법과 배치된다”며 “대부분의 외국 항공사들도 1마일이라도 적립되면 마일리지가 소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보너스 좌석 지급 조건으로 발행하는 제휴 마일리지를 아무런 제한없이 실제 지급하는 좌석수를 초과해 과다 발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간에 경합이 벌어져 피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지난 84년부터 2005년까지 발생한 항공 마일리지 중 실제로 지급된 비율은 39.9%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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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공정위에 이같은 사실을 고발함과 동시에 제휴 마일리지 개선을 위한 소비자 단체 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무상의 보너스 항공권이라는 특성상 여유좌석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해진 것”이라며 “성수기에는 이용이 다소 불편할 수 있으나 이를 두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애초에 마일리지제도는 항공사의 여유좌석을 이용해 고객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회원들도 이런 약관에 모두 동의하고 있고 가입과 탈퇴도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공정위 고발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84~2002년 마일리지 지급률이 34%에 그쳤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2009년 상반기 마일리지 사용 비율은 70%를 넘어섰다”며 “점점 높아지는 추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과거 자료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