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한은은 9월 기준금리를 7개월째 2%로 동결시켰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면서 인상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집값 안잡히면 금리인상 카드 꺼낼듯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급부상 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내비침에 따라 금융당국의 부동산 규제강화 대책 효과가 금리인상 시기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11월을 인상시기로 보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올해 금리동결을 예상했지만 11월 인상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전망을 연내 동결에서 11월 한 차례 인상으로 수정한다”며 “그러나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우려되지 않아 금융시장이 받을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도 “한은이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정책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11월과 12월 각각 25bp씩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성태 한은 총재가 경기판단과 주택시장 두 측면에서 정책금리의 인상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한은 예상대로 경제가 내년까지 확장국면을 이어가면 기준금리는 3.50% 수준까지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성급한 인상보단 상황주시가 먼저
그러나 연내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분분하다. 국내 경기는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세계경기 더블딥 우려, 고용악화, 투자부진 등이 여전한 상황인만큼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금통위는 강한 긴축을 시사했지만 실제금리 인상까지는 많은 조건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인상시점은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은 최대한 경기회복을 지켜본 후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주택가격 상승세가 완화될 가능성도 있는 데다 긴축을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환수로 구분해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혁수 동부증권 연구원도 “출구전략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올 3분기 GDP성장률 확인 이후”라며 “금리인상 시점은 내년 1분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도 “지난해 글로벌 금리인하 정책에 공조했고 이번 G-20회의에서도 출구전략에 대한 글로벌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우리나라만 독자적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