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투자자간 정보 형평성 제고 등을 위해 지난 2002년말부터 도입됐던 공정공시제도에 대한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보다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대상 정보 편향 추세 = 공정공시 제도는 투자자간 정보불균형 완화와 불공정거래 방지 등을 위해 상장기업이 주가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정보를 특정 투자자에게 선별적으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시행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0년 10월 시행됐으며, 국내에서는 2002년 11월 도입된 바 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기업의 주요 정보에 대한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정보균형을 이룬다는 목적이 어느 정도 안착됐다는 평가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진모 선임연구원은 “이 제도는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고, 수시 공시제도에 대한 2차적인 보완, 재무분석가 등 증권분석업무의 기능 회복을 통해 건전하고 선진화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공정공시 대상 정보는 크게 기업의 사업 및 경영계획, 매출액 등에 대한 전망, 매출액 등에 대한 잠정실적과 수시공시와 관련된 사항 등 4가지로 구분된다.
박 선임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공시에서 공정공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유가증권과 코스닥 양시장에서 공정공시 대상정보중 매출액 등에 대한 잠정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공시 현황을 보면 지난 제도 도입 직후인 2003년에는 공정공시가 전체 공시의 11.8%를 차지했으나 2008년에는 8.1%로 감소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공정공시제 시행 초기 공정공시 의무에 대한 기업들의 오해가 있기도 했고, 또 자사에 대한 홍보성 공시가 남발되는 등 공정공시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상장기업 수가 전체적으로 증가하고, 전체 공시 빈도도 함께 늘어나는 과정에서 공정공시는 그 비중이 축소되는 현상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공정공시의 대상 정보가 매출액 등에 대한 잠정 실적에 대한 사항이 많았다.
2008년말 유가증권시장에서 70% 이상이 이에 대한 공시였으며 같은 시점 코스닥시장에서도 57%를 차지했다.
2008년말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사업 및 경영계획에 대한 공시 비중이 크게 줄어든 점도 이같은 변화를 초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2008년말에도 23%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 긍정적 효과는 안착 =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 공개 등으로 화제가 된 시장 안팎에서는 시장 대표주들의 이같은 관행이 뿌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인데다가 시장참여자들의 정보균형성에서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대부분 시장의 혼선을 줄이는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영향을 크게 주는 매출 및 영억이익, 주당순이익(EPS) 등 상황에 맞는 실적 정보를 발표하는 관행이 정착되고 있다는 것.
박 선임연구원도 공정공시제도의 도입이후 성공적인 정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해결과제 역시 상존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증권분석업무의 예측편의가 감소된 점은 정보유융성 제고에 따른 정보불균형이 상당 부문 완화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 선임연구원은 “긍정적 효과에 대한 실증적 사례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보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앞으로 제도 개선과 그동안의 긍정적 효과를 보다 확대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국내보다 2년여 가량 먼저 이같은 제도를 시행한 미국의 경우 사적정보 획득이 어려워져 증권분석업무 종사자의 수와 예측능력이 줄어들거나,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더욱 이질적인 판단으로 치우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정보경색 혹은 과잉정보 문제 등 편향적인 모습으로 흐를 수 있는 개연성에 대한 경계감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면밀한 조사를 통해 보다 성숙하고, 효율성이 높은 제도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의 연도별 공정공시 현황 >
(단위: 건, %)
주 : 괄호( ) 안의 숫자는 매년 공정공시 중 각 내용별로 차지하는 비중이며
소수점 첫째자리에서 반올림(자료 : 한국거래소의 전자공시시스템(KIND)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