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금융시장 일부에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한국은행의 CP나 회사채 매입은 당분간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채나 CP 매입과 같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한국은행은 CP나 회사채 매입을 ‘최후의 수단’으로 보고, 당분간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갖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인 총액한도대출의 규모를 내년 1·4분기에도 9조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환헷지파생상품인 ‘키코’피해 기업 등에 은행을 통해 지원하는 자금으로 지난 10월 23일 당시 6조5000억원이던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9조원으로 2조5000억원 증액했다.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는 이달 초 금통위에서 0.5%포인트가 더 인하돼 현재 연 1.75%다. 총액한도대출 규모 유지는 한은이 중소기업 등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 같은 유동성공급 정책을 지속하면서 CP매입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하락하고 시중에 단기자금이 넘쳐 나면서 돈이 돌기 시작하고 있어 CP매입과 같은 최후의 비상수단을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것. 실제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한은의 CP매입건은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않았다.
한 금통위원은 “일각에서 CP매입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금리가 내리고 있는 만큼 중앙은행의 리스크가 너무 큰 CP매입은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CP매입은 외환위기 때도 하지 않았고 미국, 일본이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당분간 시중의 막힌 자금줄을 뚫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을 통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내년 1월 출범하는 은행권자본확충펀드에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자본확충펀드의 구체적 지원방법과 조건은 내달 정례 금통위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한 금통위원은 “CP 매입은 외환위기 때도 하지 않았고, 만약 하게 되면 한은 6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자본확충 펀드가 조성되면 그동안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하락을 우려해 대출에 소극적이던 은행들이 자금 공급을 재개해 회사채나 CP 금리도 하락할 것”이라며 “한은이 CP를 매입해 손실을 볼 경우 그 손실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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