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글로벌 자산 버블, 대규모 파산 가능성 높아”](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08120320440191045fnimage_01.jpg&nmt=18)
韓銀의 금융위기 소극적 대응, ‘좋은 평가’ 내릴만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닥터 둠(Doom)’으로 알려진 투자전문가 마크 파버는 “현 금융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글로벌 자산 버블은 대규모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하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마구 찍어 시장에 푼다면 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버는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범 3주년 기념 ‘해외금융 전문가 초청 국제 투자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연동성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글로벌 경제가 당면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특히 신용위기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파버는 “미국 정부가 이자율을 낮추고 통화확장정책을 실시하거나 국가 재정을 이용한 경기 부양 또한 추가적으로 실시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그러한 정책들은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것이고 미국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파버는 “애초에 현재의 신용위기를 일으킨 주범인 통화 확장 정책은 현 상황에 대한 잘못된 처방”이라며 “이는 현재의 과잉 성장으로 인한 증세들을 호전시켜 줄 수는 있지만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중앙은행은 과잉 성장한 자산 시장의 볼모가 되어 있기 때문에, 긴축 정책을 실시하기는 힘들 것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때때로 신용 기용 능력(Availability of Credit)을 축소함으로써 통화 긴축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용 사회의 몰락은 긴축 정책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추가적 신용 확대에 대한 절제로부터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와 정부 산하의 기관들이 잇따라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고 불경기는 심화될 것”이라며 “경상적자의 감소는 글로벌 유동성을 더욱 위축되게 만들 것이며, 글로벌 유동성의 위축은 상품(Commodity)을 포함한 자산가격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버는 “위기 속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버는 “국제적 침체 속에서도 일부 지역과 산업군은 성장이 예상되며, 이중 친디아(중국과 인도) 지역 등에서의 상품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부 주식시장이 대폭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매수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큰 폭의 가격 하락을 보인 일부 상품 시장에도 해당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는 부와 권력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때로, 신흥국들이 현재 글로벌 위기의 가장 큰 수혜국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버는 향후 투자 테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부동산의 경우 “자원이 풍부한 신흥국에서는 유망하지만 금융 허브의 역할을 하는 지역들은 당분간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가 아시아의 뒤를 이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금 및 금과 관련된 파생상품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폐는 어느 나라에서 찍을 수 있지만 금 등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의 경제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파버는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며 “세계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한국 경제도 불황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원인으로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저금리 과잉 유동성’을 지목하며,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그린스펀 전 의장이 통화평창정책을 펴, 부동산과 원자재가격, 신흥시장 주가, 심지어 미술품 등에 높은 버블이 형성됐다”며 “하지만 최근 12개월 동안 자산 버블이 꺼지면서 자산가격이 디플레됐다”고 말했다.
또 막대한 로비 자금을 쓰는 패니매이 등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한 미국 국회와 자산 버블속에서 파티를 즐긴 월스트리트 인사들도 이번 금융위기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한국은행이 금융위기 대책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 그는 “중앙은행의 역할은 무역을 촉친하거나 GDP 성장에 맞춰서 돈을 찍어내는 것에 그쳐야 한다”이라며 “한은의 소극적인 태도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돈을 찍어내되 무역을 촉진할 수 있는 정도만 돈을 찍어야 하고 화폐의 경우 10년을 저장해두면 구매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국채를 증가시키고 투기를 불러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은행은 원화가 청렴하고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귀금속과 같은 대체재를 찾게 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자로 나선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화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고 앞으로 다극화한 국제금융제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는 레버리지와 자산 확장이 거꾸로 자산과 레버리지 축소로 이어지면서 모든 금융기관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이 끊기는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며 “금융위기는 자산과 레버리지 수축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한 뒤, 내년 글로벌 경제는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He is…
- 투자자문사 Marc Faber Ltd. 대표
- 1987년 ‘블랙 먼데이’ 예견해 유명
-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등 예측
- 귀금속 및 원자재가격 급등 예상
- 2006년 5월과 2007년 2월 단기조정에 대해 정확히 예측
- ‘The Gloom Boom & Doom Report’ 발간
- <내일의 금맥> 출간
정하성 기자 haha70@fntimes.com